중국 화웨이가 올 3분기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내줬다. 미 정부의 제재 강화로 각국 통신업체들이 화웨이를 비롯해 중국 기업의 통신 장비 채택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재 직격탄 맞은 화웨이, 치고 올라오는 에릭슨
8일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계 이동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에서 화웨이는 점유율 30.5%를 기록,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32%)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에릭슨·화웨이에 이어 노키아(19.8%) ZTE(10.4%) 삼성전자(4.6%)가 뒤를 이었다.
화웨이는 지난 2분기만 해도 37.5% 점유율로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렸다. 에릭슨의 점유율은 24.8%였다. 하지만 3개월여만에 큰 폭으로 역전됐다.
화웨이는 5G 통신 장비 시장에서는 1위(점유율32.8%)를 지켰지만 지난 2분기(43.7%)보다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 반면 에릭슨은 같은 기간 5G 시장 점유율을 20.7%에서 30.7%로 끌어올렸고, 노키아도 10.1%에서 13%로 점유율이 상승했다. 화웨이가 미 정부 제재로 부진한 사이 다른 경쟁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는 더 좁아질 전망이다. 미국 의회는 최근 중국산 5G 기술을 사용하는 국가에는 미군 부대나 군사장비 배치를 재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항이 담긴 ’2021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합의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미 국방부는 부대와 장비 등의 전력을 외국에 배치할 때 해당 국가의 5G 네트워크가 인원·장비·작전에 끼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 미 정부가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한 화웨이의 통신 장비를 사용할 경우 미군을 배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