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미소를 짓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밀려 사실상 접으려 했던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이 부활했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요도 늘어나며 매출이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LCD 패널 가격 상승세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달 55인치 TV용 UHD(초고화질) LCD 패널 가격은 17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이후 6개월간 상승한 것으로 연중 최고치다. 1년 전(100달러)에 비하면 70% 상승했다. 65인치 패널 가격도 상승세다. 11월 65인치 LCD 패널 가격은 200달러대를 기록했다.
LCD 패널 가격이 오른 이유는 코로나로 인한 IT(정보기술) 기기 수요가 증가하고, 중국 업체들이 생산 속도를 조절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집콕(집 밖으로 안 나가는 것)’ 수요가 늘면서 LCD TV를 사는 사람이 많다”며 “TV뿐만 아니라 다양한 IT 기기 수요가 폭발하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LCD 수요도 동반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치며 LCD 시장을 차지한 중국 업체들이 코로나 사태 이후 속도조절에 들어가며 생산량을 조절한 측면도 있다. 코로나 교차 감염을 막기 위한 국가 간 이동 제한 조치가 LCD 패널 생산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 초기에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20%대로 떨어졌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애초 올해 말을 기점으로 LCD 생산을 축소할 계획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예 LCD 사업에서 손을 떼겠다고 했고, LG디스플레이는 국내 생산 TV용 LCD는 중단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LCD 가격이 상승하자 당분간 LCD 사업을 지속하겠다고 계획을 변경했다.
◇OLED도 시장 주력으로 부상
OLED도 점차 시장의 주력으로 부상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LCD와 맞붙어도 이제는 경쟁이 될만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OLED는 LCD보다 화질이 좋지만, 가격이 비싸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졌다.
올 초 5배에 달했던 OLED-LCD 간 가격 차이는 연말에 이르러 3배로 좁혀졌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 4분기 4K OLED 패널 가격은 510달러로, 같은 크기 LCD(178달러)의 2.86배다. 올 1분기엔 가격 차이가 5배였다. OLED 패널 가격 하락은 생산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규모의 경제’가 이뤄졌고 단가가 낮아졌다.
OLED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자 고공행진 중이다. 대만의 디지타임스는 지난 18일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IT 기기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 판매가 늘어나며 올 4분기에 9.6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3분기보다 46.2% 증가한 것이고, 1년 전보다 31.2% 많다.
특히 아이폰12 전 모델에 OLED가 탑재되며 수요가 급증했다. 내년에는 스마트폰 OLED 수요가 더욱 늘어날 예정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의 40%가 OLED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