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 3사가 세계 최고 수준의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동맹을 맺었다.
SK텔레콤 김윤 CTO(최고기술책임자)와 삼성전자 우경구 AI팀 상무, 카카오브레인 박승기 대표는 22일 SK텔레콤 판교 사옥에서 공동 AI 개발 협력식을 가졌다. 그동안 SK텔레콤은 이동통신서비스, 삼성전자는 스마트 디바이스(기기), 카카오는 메신저 플랫폼 사업을 바탕으로 AI 기술을 고도화해왔다. 세 회사는 각자 발전시킨 AI 기술을 결합하면 국내 AI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고 의기투합했다.
이번 동맹에서는 미래 AI 기술 개발,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활용 방안 연구, AI 기술 저변 확대 등을 공동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3사는 코로나 조기 극복과 공공 이익을 위한 AI 개발에 초점을 맞춰 협력을 진행할 계획이다.
◇첫 합작품은 코로나 극복 AI
3사의 동맹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촉발됐다.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주도로 삼성전자와 카카오가 “글로벌 AI 전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간 경쟁보다는 협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이뤘다.
3사는 지난 3월 공동 실무 그룹을 만들었고, CTO급에서 격주 정기적으로 워크숍을 개최했다. 실무자들도 수시로 온라인 미팅을 진행하며 핵심 협력 과제를 협의하고 개발 방향을 구체적으로 논의해왔다.
앞으로 3사는 AI R&D 협의체를 결성해, 각사 CTO나 AI 전문 임원급이 참석해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첫 합작품은 코로나 팬데믹 극복 AI다. 현재 위치 지역의 코로나 위험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위험도를 분석해 이용자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거나 우회경로 등을 안내하는 AI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AI가 개발되면 앞으로 태풍, 폭우 등 재난 상황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서울 을지로입구역 주변 건물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면 AI가 주변 유동인구를 분석한다. 당시 주변 유동인구가 800명, 그중 20%가 역삼동으로 이동했다는 정보를 파악하면 AI는 을지로입구의 위험도를 상(上), 역삼동을 중(中)으로 분류해 이용자들이 이를 피할 수 있게 안내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태풍이나 수해 같은 재난상황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사회 문제에 한국형 AI 적용할 것
3사는 이러한 AI 기술을 개발하지만, 직접 서비스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3사가 개발한 핵심 기술을 활용해 많은 업체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백엔드 AI 플랫폼'으로 개발해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3사가 함께 운영하게 될 별도의 사이트에 해당 내용을 내년 상반기부터 공개할 예정이다.
앞으로 SK텔레콤, 삼성전자, 카카오 3사는 코로나 팬데믹 극복 AI를 시작으로 사회 고령화, 미세먼지 등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연구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유영상 SKT MNO사업대표는 “국내 대표 ICT 기업들의 이번 AI 초협력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 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의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도 “이번 3사의 협력은 팬데믹 극복이라는 사회적 난제 해결에서 시작해 산업계·학계에서도 널리 사용할 수 있는 기반기술 컴포넌트를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국내 AI 생태계 성장에 기여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훌륭한 파트너들과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며, 앞으로도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