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1967년 CES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지난 1월 열린 CES 2020에는 축구장 30여 개 크기의 대형 전시관에 4500여 업체가 부스를 설치하고 최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내년 1월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는 ‘CES 2021′에는 3분의 1 수준인 1500여 업체가 참가한다.
CES를 주관하는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는 100여 개에 달하는 다양한 버추얼(Virtual) 콘퍼런스를 준비했다. 캐런 춥카 CTA 수석부사장은 22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단과의 온라인 간담회에서 “참가자들이 디지털 행사를 손쉽게 찾고, 관련 뉴스를 접하며, 중요한 주제에 대한 콘퍼런스를 놓치지 않도록 ‘라이브 앵커 데스크'라는 개인화 서비스를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터치리스·디지털헬스 기술을 주목하라
매년 1월 열리는 CES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그해 테크 산업을 이끌 핵심 기술 트렌드를 미리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은 AI(인공지능), 자율 주행, 5G(5세대 이동통신), 로봇 등이 단골로 등장했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는 내년 CES에서는 건강과 관련된 기술이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캐런 춥카 수석부사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빨리 수용하는지 지켜봤고, 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다양한 융합이 이뤄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접촉을 꺼리는 경향이 짙어지며 비접촉 기술(터치리스)도 크게 경계를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원격의료, 교통, AI, 5G 등을 둘러싼 신기술도 대거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브라이언 문 CTA 세일즈 및 비즈니스 개발 담당 부사장은 “올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홈 엔터테인먼트와 집안 기기 사이의 연결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어났다”며 “CES에서도 이러한 기술들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콘퍼런스에 실시간 현지 자막으로 접근성 높여
‘CES 2021′ 기조연설에는 자동차·통신·CPU(중앙처리장치) 업계 거물들이 총출동해 온라인으로 전 세계의 참가자들을 만난다.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회장, 메리 배라 GM 회장, 리사 수 AMD CEO(최고경영자) 등이 기조연설자로 선정됐다. 유명 가수 두아 리파와 빌리 아일리시는 ‘아이 하트 미디어: 다시 상상하는 엔터테인먼트’ 콘퍼런스에 나와 기술이 어떻게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지 이야기할 예정이다.
CTA는 CES에서 진행되는 모든 콘퍼런스 중계에 실시간 현지 자막 서비스를 도입했다. 음성인식 AI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영어, 한국어를 포함한 17개국 언어 자막을 제공한다. CTA 측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CES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이유이다.
◇삼성전자 미니LED TV, LG전자 상소문폰 공개 예상
온라인 행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IT 기업들의 신제품 공개 경쟁은 CES 2021에서도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CES 개막 직전 별도 행사를 열고 미니LE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TV로 꼽고 있는 미니LED TV는 LCD(액정표시장치) TV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미세한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해 화면이 기존 LCD TV보다 더 밝고 선명하다. LG전자는 화면이 돌돌 말려 있다가 잡아당기면 늘어나는 일명 ‘상소문폰’을 공개할 전망이다. 소니는 특별한 기기를 끼지 않아도 바로 3차원 화면을 볼 수 있는 ‘3D 디스플레이’를 공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스타트업 ‘너울정보’는 강아지의 음성을 인식해 강아지가 느끼는 행복과 불안, 분노, 슬픔, 이완의 5가지 감정 상태를 감지하고 분석해주는 AI 기반 목걸이 ‘펫펄스’를 선보인다. 라돈 측정기 제품으로 유명한 ‘에어씽즈’는 공기 중 바이러스를 체크하는 소형 기기를 선보이고, IBM은 선장이나 선원 없이 대서양을 횡단할 수 있는 자율 주행 선박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