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자신이 보유한 자사 주식 33만주를 부인과 두 자녀를 포함한 14명의 친인척에게 증여했다고 19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19일 카카오 종가(44만원)기준, 33만주는 1452억원에 상당한다. 김 의장은 부인과 두 자녀에게 각 6만주(264억원 상당)를, 그 외 다른 친인척에게는 각 4200~2만5000주를 나눠줬다. 이번 증여로 카카오 최대 주주인 김 의장의 지분은 14.2%(1250만 631주)에서 13.74%(1217만 631주)로 줄었다.

◇흙수저 김 의장의 가족사랑…뒷바라지에 대한 보은

업계에서는 김 의장의 증여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한쪽은 국내 창업자 중 대표 ‘흙수저’ 출신인 그가 가족에게 자신의 부(富)를 나누고 싶어하는건 필연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실제로 김 의장은 가난한 집안의 5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고, 남매 중 유일하게 대학을 나왔다. 어릴적 단칸방에 살며 친인척을 통해 골방을 빌려 공부를 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이번 증여 역시 어려웠던 시절 자신을 뒷바라지 한 가족들에 대한 일종의 ‘보은’이라는 것이다. 다만 김 의장이 부를 축적함과 동시에 이미 가족의 편의를 여러 차례 봐줬으며, 주식 증여는 오늘날 카카오의 성공에 기여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성공의 열매를 나눴다는 점에서 비판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규모 주식 증여, 시장에 특정 시그널 줄수도

한편 투자업계에서는 대규모 주식 증여에 대해 카카오 주식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나온다. 카카오 주식이 지난해 많이 올랐지만 올해 카카오페이지,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의 상장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보고 김 의장이 증여를 했다는 것이다. 주식이 오르면 증여세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김 의장의 주식 증여 소식이 나온 후 네이버 블로그·주식 게시판 등에는 ‘카카오 주가 호재 뜬거냐’라는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