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거센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작년 한 해 반도체 투자를 전년의 5배 가까이 늘렸다.

25일 중국의 투자컨설팅 회사 ‘윈시우즈본’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중국의 반도체 산업 투자 규모는 총 413건, 1400억위안(약 23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투자액(300억위안)의 4.7배 수준이다.

특히 중국의 반도체 투자는 설계와 디자인 공정에 집중됐다. 전체 투자 중 70%가 이들 분야에 투자됐다. 반도체 설비에도 전체의 19%가 투자됐다.

연간 반도체 수입액이 원유 수입액을 능가할 만큼 반도체 해외 의존도가 큰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중국 정부와 기업은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반도체 산업 육성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현재 자급률은 16% 수준으로, 계획과는 큰 차이가 있다. 특히 미국의 대중 제재로 반도체 설계회사 하이실리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가 최신 반도체 장비와 기술을 공급받지 못하는 등 난관에 부딪힌 상태다.

윈시우즈본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화웨이와 SMIC는 작년에 각각 7개의 반도체 소재와 장비 회사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압박을 막대한 투자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올해도 자국 내 반도체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장이 커지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대한 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