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4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에서 비대면 형식으로 열린 ‘2020년 SK ICT 패밀리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2021.01.04. photo@newsis.com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란이 SK텔레콤으로 확산되고 있다. 성과급에 불만을 표시하는 직원들을 달래기 위해 회사가 복지포인트를 추가 지급하겠다고 하자 노조가 본질을 벗어난 대응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5일 SK텔레콤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전날 사내 행사에서 직원들에게 사내 복지포인트 300만원을 성과급에 더해 지급하겠다고 알렸다. 앞서 SK텔레콤 내부에서는 “지난해 전년을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는데 성과급은 오히려 줄어든다”는 비판이 확산됐다. SK텔레콤은 앞서 지난 3일 지난해 매출 18조6247억원, 영업이익 1조349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5%, 영업이익은 21.8% 성장한 수치이다.

논란은 SK텔레콤이 지난해 성과에 대한 성과급 지급 방침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불거졌다. SK텔레콤은 현금과 자사주 중 선택을 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했는데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계산해본 결과 실제로 받게 될 성과급이 작년보다 줄어든다는 것이다. 성과가 더 좋은데 성과급이 줄어든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확산되자 회사측이 전직원에게 300만원에 해당하는 복지포인트를 추가 지급하며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노조는 논란의 본질을 벗어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SK텔레콤 노조는 4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사측은 눈앞의 위기만을 모면하고자 복지포인트 지급을 제시하며 노조와 구성원을 무시하는 행태를 자행했다”면서 “정당한 대가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의 깃발을 들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올해 성과급 규모 제고, 현행 성과급 산정기준인 ‘경제적 부가가치(EVA)’ 폐기, 성과급 지급 방식 전면 개편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측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박정호 사장이 직접 나서 “구성원과 직접 대화하는 소통의 자리를 계속 열겠다”고 밝혀지만 논란이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019년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특별재원으로 격려금을 지급했던 것”이라며 “올해 지급되는 성과급이 다소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2019년과 2020년 성과급을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성과급 논란이 벌어졌던 SK하이닉스는 4일 노사가 제도 개선 및 추가 보상을 약속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우리사주와 300만원 상당의 복지포인트를 지급하고, 성과급 지급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