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통합 연구 조직인 삼성리서치의 승현준 사장이 지난 1월 CES 2021에서 삼성봇 케어 등 삼성전자가 개발한 로봇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과 인공지능(AI)을 비대면 시대를 이끌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코로나가 비대면 시대로의 전환 등 새로운 일상과 위기를 가져왔으나, 이를 극복하고 보다 나은 일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사람 중심의 기술과 혁신을 통해 적극 기여하겠습니다.”

지난 1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1’에서 삼성전자의 선행 연구를 담당하는 삼성리서치의 승현준 사장이 한 말이다. 삼성전자는 코로나가 불러온 일상의 변화를 선도할 기술과 제품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비대면 시대를 이끌 미래 기술로 점찍은 것은 가정에서 사람을 대신해줄 첨단 로봇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인공지능(AI)이다.

◇일상 속 로봇 속속 등장

삼성전자가 노약자를 대상으로 개발한 로봇 ‘삼성봇 케어’.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올해 CES에서 새로운 AI 가전인 ‘삼성 제트봇 AI’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제트봇 AI는 인텔의 AI 프로세서가 탑재된 인공지능 로봇청소기다. 이 로봇은 기존보다 진화한 사물인식 기술이 적용돼 주변 물체를 스스로 식별하고 분류하며 최적의 청소 경로를 찾아 스스로 움직인다. 또 AI 프로세서와 라이다 센서·3D 센서를 활용해 작은 장애물까지 판별할 수 있기 때문에 깨지기 쉬운 물건이나 전선·양말·반려동물의 배변 등을 피해 청소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CES에서 새로운 개념의 로봇도 선보였다. 현재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삼성봇 핸디는 사람처럼 스스로 물체의 위치나 형태 등을 인식해 잡거나 옮길 수 있다. 식사 전 식탁을 정리하고, 식사 후 식기 정리 등 다양한 집안일을 돕는 데 유용한 미래 가정용 서비스 로봇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CES에서 공개한 ‘삼성봇 케어’의 업그레이드 버전도 선보였다. 새 삼성봇 케어는 기존의 노약자 케어 외에도 다양한 가족 구성원으로 범위를 확대해 일정 관리·헬스케어·교육·화상 미팅 등 개인별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또 쇼핑몰·음식점 등에서 주문과 결제를 돕는 것은 물론 음식 서빙까지 지원하는 ‘삼성봇 서빙’, 고객 응대 로봇인 ‘삼성봇 가이드’, 웨어러블(착용형) 보행 보조 로봇 ‘젬스’도 개발하고 있다. 승 사장은 “로봇은 AI 기반의 개인화된 서비스의 정점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된 결합을 통해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첨단 로봇 움직이는 AI에도 투자

삼성전자는 가정용 로봇의 하드웨어 개발과 함께 로봇 안에 탑재되는 AI 기술 개발에도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로봇이 집에서 알아서 움직이며 청소, 요리를 하려면 사람처럼 생각하는 ‘두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11월 삼성전자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를 출범시키면서 산하에 AI 관련 선행 연구를 담당하는 AI센터를 신설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한국, 미국 실리콘밸리·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등 세계 7개 지역에서 AI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AI 분야 우수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6월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 승현준 교수와 펜실베이니아대 대니얼 리 교수를 영입했다. 2019년엔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미 하버드대 위구연 교수를 펠로우로 영입했다. ‘펠로우’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전문가에게 부여하는 회사 내 연구 분야 최고직이다. AI 분야의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AI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튜링 어워드’ 수상자인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를 ‘삼성 AI 교수’로 선임했다. 벤지오 교수는 AI 기술인 딥러닝(심층 학습) 분야에서 우수한 신진 연구자를 발굴하고 삼성전자 AI 연구 개발의 저변 확대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AI 분야 세계적인 석학들을 초청해 AI 관련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미래 전략을 모색하는 ‘삼성 AI 포럼’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딥러닝 분야의 세계적 대가인 미국 뉴욕대 얀 르쿤 교수를 비롯해 컴퓨터 비전 분야의 대가로 손꼽히는 미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트레버 대럴 교수 등 국내외 AI 분야 전문가와 교수, 학생 1500여 명이 매년 참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