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이 최근 일본 스마트폰 시장을 무서운 기세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7년 만에 두 자릿수 점유율을 회복한 삼성전자를 판매량 순위에서도 밀어낼 기세다. 비결은 파괴적인 가격 경쟁력이다.

최근 중국 샤오미는 (일본 통신회사) 소프트뱅크를 통해 1만엔(약 10만원)대의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홍미 노트9T를 출시했다. 아이폰 중 가장 싼 5G 모델의 가격이 7만4800엔(약 77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8분의 1 가격이다. 화면 스스로가 빛을 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 대신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디스플레이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고 스마트폰 두뇌 격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도 저가 제품을 채택해 가격을 낮춘 것이다. 화려한 그래픽이 담긴 게임을 즐기기는 힘들지만 인터넷 검색 등 일반적인 용도로는 전혀 손색이 없다는 현지 평가다.

중국 스마트폰이 최근 일본 스마트폰 시장을 무서운 기세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7년 만에 두 자릿수 점유율을 회복한 삼성전자를 판매량 순위에서도 밀어낼 기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15일(현지 시각) ‘중국 5G폰을 분해해 알아낸 가격 경쟁력 비밀’이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닛케이는 “중국 스마트폰이 고가의 애플 아이폰이 장악하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가격 파괴 물결’을 일으킬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일본은 아이폰의 점유율이 60% 이상인 애플 독주 체제다. 닛케이는 “중국 저가 스마트폰의 도전으로 일본 시장은 애플이 차지하고 있는 고가 시장과 저가 시장으로 양극화가 이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의 공세는 최근 일본 시장에서 상승세를 보이던 삼성전자 판매량에도 찬물을 뿌렸다. 일본에서 수년간 한 자릿수 점유율을 맴돌던 삼성전자는 ‘삼성’을 빼고 ‘갤럭시’ 브랜드만 내세우는 마케팅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10.1%를 기록했다. 하지만 2월 일본 스마트폰 모델별 판매 순위를 집계한 BCN 랭킹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중국 업체들에도 밀렸다. 삼성전자는 저가형 모델인 갤럭시 A21이 간신히 21위를 기록했을 뿐 단 한 모델도 상위 20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반면 중국 스마트폰은 중국 티노모바일이 제조하고, 일본 라쿠텐 모바일이 출시한 ‘라쿠텐 핸드’ 모델이 1위, ‘라쿠텐 미니’ 모델은 10위를 기록했다. 또 중국 오포의 A73이 11위, 샤오미의 홍미 9T가 17위를 기록하며 20위권에 6개 제품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