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1’이 오는 6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매년 2월 MWC를 주최해온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는 올해 MWC를 넉 달이나 연기하면서 오프라인 개최를 강행하기로 한 것. 하지만 이 결정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은 기업당 수억원에 달하는 참가비를 날릴 위기에 처했다.
GSMA는 작년 2월 ‘MWC 2020’ 개막 2주를 앞두고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자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수억원씩 납부한 참가비를 환불하는 대신 ‘MWC 2021’ 참가비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그러면서 GSMA 측은 올해 오프라인 행사 계획을 알리면서 “작년에 낸 참가비에 대해 더 이상의 연장이나 환불이 없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불참하는 기업들은 참가비를 고스란히 날리게 된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대부분 올해 MWC에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KT 측은 “현지에 부스를 내면 적어도 200~300명의 직원이 출장을 가야 하는데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이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직원들의 안전 등을 고려해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미 낸 수억원의 참가비 때문에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지만, 불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LG전자와 공동으로 참여해왔는데,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했기 때문에 두 회사 모두 올해 MWC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행사만 참가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삼성전자 측은 “임직원과 파트너, 고객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올해 MWC 오프라인 전시 참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대신 새로운 모바일 경험의 발전을 위해 온라인 형식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럴 경우 기존 비용은 돌려받지 못하고, 별도의 온라인 참여 비용을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통신 업계에서는 “스페인에서 하루 평균 5000명 이상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데 오프라인 행사를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며 “미국 CES(소비자가전전시회)에 비해 가뜩이나 MWC의 존재감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은 행사 위상을 더 깎아내릴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통신사들은 온라인 참여는 경제적인 효과가 없다고 판단해 이 역시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