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업계의 여름 에어컨 대전이 막이 올랐다. 삼성전자·LG전자·캐리어에어컨·위니아딤채와 같은 주요 업체들이 신제품을 내놓으며 본격 경쟁에 나선 것이다. 이번 여름 에어컨 신제품들은 코로나를 의식해 살균·청결 기능을 강화하고 기존 가전에선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색조를 내세우고 있다.
가전업계는 폭염이 본격화되는 7~8월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6월 잦은 비 소식으로 에어컨 수요가 작년보다 20%가량 줄었지만 올해 에어컨 연간 판매량은 사상 최악의 폭염이 덮쳤던 2018년의 250만대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홈쇼핑을 비롯해 하이마트·전자랜드 등 유통업계도 에어컨 프로모션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코로나 의식한 가전업계…”청결 에어컨”이 대세
올해 가전 업체들은 에어컨 내부 자동 청결·살균 기능을 강조한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냉방과 에너지 효율 면에선 기술 상향 평준화로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 이후 주목받는 스마트 청결 기술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2021년형 무풍에어컨 3종(무풍갤러리·클래식·벽걸이와이드)에는 모두 ‘이지케어 AI(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됐다. 에어컨을 껐을 때 내부 습도를 감지해 곰팡이나 세균이 생기지 않도록 자동 건조하는 기술이다. 오염물질을 얼려서 밖으로 배출해주는 ‘워시클린’이라는 기능도 적용됐다. 이 기능을 작동시키면 에어컨은 60분간 자동으로 열교환기 주변의 냉각과 건조를 반복하고, 내부에 생겨난 오염물질은 얼음으로 얼렸다가 배수관을 통해 외부로 배출한다.
LG전자가 내놓은 ‘휘센 타워’는 에어컨 내부에서 바람이 통과하는 길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에어컨 뒷면에는 극세 필터를 알아서 청소해주는 ‘필터클린봇’이 장착돼 주기적으로 필터에 쌓인 먼지를 흡입해 청소해준다. 팬 부분에는 자외선 LED가 설치돼 바람이 배출될 때마다 자동으로 살균 광선을 쏜다.
캐리어에어컨의 신제품 ’2021년형 에어로 18단 에어컨'도 AI가 자동으로 내부를 건조해주는 기능을 장착했다. 찬 공기가 분사되는 부분에 초미세 물 분자를 분사해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를 잡아주는 이색 기능도 적용됐다. 위니아딤채도 신제품 ’2021년형 위니아 웨이브 에어컨‘에 내부 습기를 잡는 AI 자동 클린 건조 기능을 추가했고 공기 중 생활 먼지와 반려동물 털을 걸러주는 극세사 필터도 탑재했다.
◇가전을 가구처럼…예쁜 가전이 뜬다
에어컨의 외관 디자인에 톡톡 튀는 색상을 입힌 것도 올해 신제품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LG전자는 ‘오브제컬렉션’라는 맞춤형 가전 브랜드에 에어컨 제품을 추가하며 다양한 색상 조합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무풍갤러리’는 기존 가전에 잘 쓰이지 않았던 옐로·브라운 색상을 포함한 총 7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LG전자의 휘센타워는 오브제컬렉션 시리즈가 강조하고 있는 짙은 초록색 색상으로도 출시되고 있다. 캐리어에어컨과 위니아딤채도 보라색·네이비처럼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색상을 입힌 제품으로 컬러 경쟁에 나서고 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창문형 에어컨’도 인기다. 실외기와 일체형으로 만들어져 부피를 줄인 창문형 에어컨은 과거엔 소음이 심해서 사용하기 어려웠지만, 저소음 모터 기술이 발전하며 최근 다시 인기를 얻게 됐다. 파세코·쿠쿠·신일전자 등이 가성비 높은 신제품을 선보이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