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통신 3사가 요즘 표정 관리에 한창이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통신 3사의 합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가입자당 평균 매출이 상승했고,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인터넷TV 같은 미디어 서비스 부문이 성장한 것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끊임없이 5G 품질 논란을 제기하며 집단소송에 나선 데다 5G 주파수 할당을 놓고 통신 업체 간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마냥 실적을 자랑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통신 업체들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호실적이 ‘통신비 인하’ 공약 부메랑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600만 5G 가입자… 통신 3사 영업이익 1兆 돌파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분기 매출 추정치 평균은 4조8249억원, 영업이익은 398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4.8%, 10.9%씩 증가한 수치이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실적 부진이라는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통신 업계에서 10% 이상 영업이익이 오르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다른 통신 업체들의 실적은 더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11.5%, KT는 18.1%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 업체들의 실적 개선에는 5G 가입자 수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5월 통신 3사의 5G 누적 가입자 수는 1580만5000명으로, 지난 3월(1446만9000명)보다 100만명 이상 늘었다. 6월 가입자는 정부 공식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1600만명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비싼 5G 요금제 가입자가 늘고 데이터 사용량도 증가했기 때문에 통신업체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도 늘어난 것이다. 하반기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애플 아이폰 차기작은 모두 5G 전용폰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가입자당 평균 매출 증가세는 연말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유선 부문 성장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코로나 사태로 ‘집콕’ 상황이 계속되면서, 지난 5월 국내 인터넷TV 가입자 수는 12만명 증가한 1999만명을 기록했다.

◇5G 품질 논란 집단소송에 주파수 내홍까지

통신 업체들은 ‘2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 달성’을 대놓고 좋아하기 힘든 처지이다. 핵심 수익원으로 떠오른 5G 서비스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일부 5G 가입자들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지 만 2년이 지났지만, 당초 약속한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며 통신 3사를 대상으로 부당 이익 반환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통신 업계 고위 관계자는 “소송 자체도 부담스럽지만, 영업이익 증가와 같은 뉴스로 국민 여론이 악화되고 정부가 개입하지 않을까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통신 업계 내부에서도 불협화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KT는 15일 업계 최초로 5G 전용망 서비스를 상용화하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와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내세웠다. 5G 서비스 품질에서 4G·5G망을 함께 쓰는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를 앞선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5G망만으로 서비스할 경우 오히려 통신 속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주파수 추가 요구에 대해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2018년 6월 5G 주파수 경매 당시 경쟁사보다 주파수 할당을 적게 받았던 LG유플러스가 농어촌 지역에 대한 차별 없는 서비스를 하겠다며 추가 할당을 요구하자, SK텔레콤과 KT는 “2018년 경매 당시에는 주파수 경매 비용을 아끼려 일부러 적게 할당받고 지금와서 추가로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불공정하다”며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