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를 하는 엄마·아빠는 부엌과 서재에, 아이들은 각자 방에 흩어져 있다. 거실 에어컨을 아무리 세게 틀어도 방 구석까진 시원해지지 않는다. 열돔(heat dome)이 만든 최악의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 방방냉방(방마다 별도 에어컨으로 냉방)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올여름 블루칩으로 떠오른 파세코의 ‘창문형 에어컨3 듀얼 인버터’를 1주일간 사용해봤다.
창문형 에어컨은 찬 바람을 내는 실내기와 더운 바람을 내보내는 실외기가 하나로 합쳐진 제품이다. 전문 기사가 필요한 기존 에어컨과 달리 창문형 에어컨은 혼자 설치가 가능하다. 실제로 해보니 회사 홈페이지나 유튜브에 있는 영상을 보고 바로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했다.
개봉부터 설치 완료까지 30분 정도 걸렸다. 창문 틀에 금속 거치대를 끼우고, 에어컨을 그 위에 올린 후 바깥 공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차폐 작업을 하면 끝이다. 준비물은 십(十)자 드라이버와 창문 윗부분에 에어컨을 고정할 때 올라갈 의자 정도. 탈부착이 간단해 겨울에는 분리했다가 여름에 다시 설치할 수 있다. 다만 무게가 20kg이 넘기 때문에 여성이나 고령자는 혼자 설치하기 버거울 수 있다. 설치 기사를 요청할 수도 있다.
냉방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평일 오후 3시 12㎡(약 3.6평) 면적 방에서 가장 강력한 터보모드로 가동했다. 섭씨 31도이던 방 내부가 가동 시작 10여 분 만에 29도, 20분 만에 27도로 내려갔다. 30분이 지나자 쾌적함이 느껴졌다. 바람 세기를 낮춰 동굴 속 같은 온도와 습도를 유지시켜 주는 동굴풍 모드로 바꾸자 오랫동안 에어컨을 틀어도 온도·바람 세기를 신경 쓰지 않고 생활할 수 있었다. 창문형 에어컨의 고질적인 문제인 응축수(냉방 시 발생하는 물) 문제도 개선됐다. 기기 내부에 자가 증발 시스템이 있어 사용 중에도 거의 물이 나오지 않았다.
소음에 대한 평가가 다소 엇갈릴 것 같다. 업체 측은 “소음을 최소화한 취침 모드에서는 37.1db(데시벨)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수면에 거의 영향이 없는 35db 수준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실제 제품을 가동한 채 책을 읽거나 잠을 자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거의 없었다. 다만 수면에 방해가 될 정도로 소음이 신경 쓰인다는 사용 후기도 많이 올라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