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반 중고거래앱 당근마켓이 18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당근마켓은 이번 투자 유치과정에서 기업가치 3조원을 인정받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자리에 올랐다. 이는 2년 전 기업가치 2000억원보다 15배 높은 수치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이달 내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18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를 확정한다. 이번 투자에는 기존 투자자인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털, 스토롱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카카오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신규 투자자로는 홍콩계 벤처캐피털인 애스펙스매니지먼트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근마켓은 지난 4월 주간 이용자 수 1000만명을 넘기면서 하이퍼로컬(지역 밀착형) 커머스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 이후 1년간 월 이용자 수가 3배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덩치가 커진 당근마켓은 올해 2분기부터 본격 전국단위 마케팅에 나섰고, 이를 위한 실탄과 인력 확충을 위해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섰다. 애초 1000억원 정도 투자 유치를 예상했으나, 중고거래 분야 성장성에 주목한 투자자들이 몰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800억원 실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근마켓은 세탁·이사·구인·구직 같은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과 제휴해 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예컨대 당근마켓 앱 안에서 편의점 GS25의 할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용자 주변에 있는 GS25에서 떨이 상품을 판매하면 알려주는 식이다. 세탁 스타트업 세탁특공대, 청소·이사 스타트업 미소, 반려동물 돌봄 스타트업 펫트너 등도 당근마켓에 올라탔다.
하이퍼로컬 서비스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추세이다. 지난 2월 미국 텍사스를 강타한 한파(寒波) 사태 때 주목받은 업체가 있다. 동네를 기반으로 중고거래와 부동산·구인·구직·가게 광고 같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하이퍼로컬 스타트업 ‘넥스트도어’이다. 한파로 인한 정전·단수에 생활필수품마저 부족해지자 사람들은 넥스트도어에 몰렸다. 자신이 가진 마스크와 생필품을 나누는가 하면, 고립된 사람들은 게시판에서 생존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미국 4가구당 1가구꼴로 넥스트도어를 이용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