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내부 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오른쪽)이 미 CBS 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CBS

세계 최대 SNS(소셜미디어) 기업 페이스북이 쑥대밭이 됐다. 지난달 중순부터 페이스북 문제를 지적한 내부 폭로가 이어지면서 “페이스북은 사용자 안전보다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3일(현지 시각) 저녁 미 방송사 CBS의 시사 프로그램인 ‘60분(60 Minutes)’에는 페이스북 내부 문서를 월스트리트저널에 전달해 페이스북의 문제를 폭로한 내부 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37)이 등장했다. 그가 자신의 얼굴과 신원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우겐은 구글 등 테크 기업에서 15년간 근무했고 2019년부터 2021년 5월까지 페이스북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했다. 전 세계 선거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는 것이 주 업무였다. 그는 “페이스북은 사회적 이익과 기업 이익 사이에서 항상 기업의 이익을 택했다”며 “여러 소셜미디어 기업도 문제가 있지만 페이스북은 그중 가장 심각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CEO 저커버그

앞서 하우겐의 내부 고발을 통해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의 10대 정신 건강 해악성을 알면서 이를 방관했다는 사실, 정치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을 VIP로 특별 관리하며 이들의 가짜 뉴스 게시물에 특혜를 준 사실 등이 공개됐다. 그의 폭로로 지난달 30일 미 상원에서는 관련 청문회가 열렸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폭로는 페이스북 역사상 가장 중대한 위기가 될 것이며, 규제 기관의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내부 폭로가 시작된 한 달 전보다 10.25% 하락했다.

이날 하우겐은 새로운 사실도 폭로했다. 그는 “페이스북은 2020년 미 대선 당시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시행했지만, 선거가 끝나자마자 기업 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이를 바로 철회했다”고 했다. 하우겐과 변호인은 페이스북이 회사의 중요한 정보를 투자자에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소했다.

하우겐은 오는 5일 미 상원에서 열리는 페이스북 청문회에도 참석해 증언할 예정이다. 한편 페이스북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잘못된 정보와 유해한 콘텐츠 확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