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이 무려 2137%, 2052%, 2014%….

가상 화폐 얘기가 아니다. 최근 MZ세대 필수 투자 앱으로 자리 잡은 한정판 제품 리셀(되팔기) 플랫폼 크림에서 거래된 나이키 운동화의 발매가 대비 가격 상승률이다. 네이버 손자회사인 크림은 29일 올 한 해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크림 2021′ 보고서를 내고 “내년 한정판 거래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송윤혜

크림 내에서는 이용자들이 운동화뿐 아니라 명품백·시계·레고 같은 한정판 물품에 웃돈을 붙여 사고팔고 있다. 크림은 중고 거래 앱 같은 개인 간 거래가 아니라, 마치 주식 거래하듯 명품을 사고파는 방식이다. 크림이 판매자로부터 물건을 받아 정품 검수 절차를 거친 뒤 거래를 허용한다. 크림은 서비스 출시 1년 9개월 만에 회원 수 190만명, 누적 거래액 8000억원을 넘겨 국내 시장 점유율 90%를 넘는 1위 리셀 플랫폼 자리에 올랐다.

크림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운동화다. 출시 가격은 10만~20만원이지만, 제조사에서 애초에 한정판으로 물량을 풀면서 가격이 올라가는 식이다. 가격 상승률이 높은 운동화를 보면, 1위는 출시가 대비 2137% 오른 ‘나이키X 톰삭스 마스야드 2.0′이다. 유명 가수 지드래곤이 신고 나와 유명세를 치른 이 신발은 최근 크림에서 530만원에 거래됐다. 2위인 ‘에어조던1X 프라그먼트 레트로 하이’ 농구화는 2052% 오른 485만원에 최근 거래됐다.

명품 시계 분야는 롤렉스가 독식했다. 가장 많이 팔린 시계는 ‘롤렉스 서브마리너 데이트’로 최근 거래가는 발매가 대비 52.7% 웃돈이 붙은 1700만원이었다. 이어 ‘롤렉스 서브마리너 논데이트’가 153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발매가보다 55.33% 비싼 가격이다. 3위를 차지한 ‘롤렉스 서브마리너 흑콤’이 29.8% 오른 2260만원에 팔렸다.

명품 가방 분야 최다 매출 1~3위는 샤넬이 차지했다. 가장 인기 있는 샤넬백은 결혼식 1순위 백이라는 ‘샤넬 클래식 핸드백 미디움 실버&블랙’으로, 최근 1280만원에 거래됐다. 매장 가격은 1124만원. 2~3위 샤넬백도 매장 가격 대비 30만~120만원대의 웃돈이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