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를 뜨겁게 달군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열풍이 올해 더 거세질 전망이다. 메타(옛 페이스북)·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올해 각각 새로운 기기 또는 서비스를 출시한다. 오는 5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에서도 전 세계 테크기업들이 놀이용부터 업무용까지 다채로운 메타버스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 CNBC는 “올해는 메타버스 사상 최대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메타버스 올인을 선언하고 사명까지 바꾼 메타는 올해 새로운 VR(가상현실) 헤드셋 제품을 낸다. 2020년 출시해 전 세계에서 1000만대가량 팔린 VR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의 후속작이다. 메타의 새 헤드셋은 VR·AR(가상·증강현실)을 결합한 MR(혼합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혼합현실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뒤섞어서 보여주는 방식인데, 메타는 이를 위해 헤드셋에 카메라를 탑재해 헤드셋 바깥쪽 외부 현실세계를 가상화면과 같이 볼 수 있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메타는 이용자의 얼굴 표정과 눈동자 움직임으로 기기를 조작하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애플도 올해 VR·AR 헤드셋을 출시할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메타버스 관련 인력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 8년 전 AR기기 구글글라스를 선보였다가 기술과 콘텐츠 부족으로 프로젝트를 중단했던 구글도 지난해 다시 AR 조직을 꾸리고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놀이보다는 철저하게 업무용 메타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AR헤드셋 ‘홀로렌즈’ 12만개를 최근 미군에 납품해 올해 야전에서 시험을 거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자사 업무용 화상채팅앱 팀스에 메타버스 프로그램인 메시를 통합해 메타버스 사무실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CES 2022에서도 메타버스 콘텐츠와 신기술이 대거 쏟아져 나온다. 삼성전자는 메타버스앱 제페토와 손잡고 냉장고·TV 등 총 18가지 전자제품을 메타버스 공간에서 직접 배치해보고 체험할 수 있는 ‘마이하우스’ 서비스를 선보인다. 현대차도 자사 로봇 기술과 메타버스의 결합이 가져올 미래 변화상을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독일 보쉬, 프랑스 다소시스템 등은 메타버스의 일종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현실의 사물을 가상세계에 구현) 기술을 활용한 의료 수술 체험, 공기 중 비말 확산 분석 같은 서비스를 시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