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TV와 노트북, 태블릿PC 등 IT·전자 제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며 주요 부품 업체들이 일제히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LG디스플레이는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매출·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가 휘어지는 대형 OLED 스크린과 운동기구를 합친 콘셉트 제품 '버추얼 라이드'를 공개했다./LG 제공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29조8780억원, 영업이익 2조2306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매출은 역대 최대였고, 수익 면에서도 역대 둘째를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탈출했다.

LG디스플레이는 TV와 노트북·스마트폰에 탑재되는 LCD(액정표시장치)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이 주력 제품이다. 이 회사는 작년 코로나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재택근무·원격수업 확대로 TV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형 LCD 가격이 작년 상반기 2배 가까이 치솟았다. LG전자·소니 등 세계 20곳의 업체에 독점 납품하는 TV용 프리미엄 OLED 패널 사업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2013년 시작한 대형 OLED 패널 사업에서 작년 사상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에 이르렀다.

삼성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삼성전기도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9조6750억원)과 영업이익(1조4869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25%, 63% 증가했다. 삼성전기의 호실적을 이끈 것은 매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였다. MLCC는 전력 저장·방출을 조절해 전류가 일정하게 흐를 수 있도록 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 TV, 컴퓨터에서 전기차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IT(정보기술) 기기에 탑재된다.

LG이노텍도 지난해 매출 14조9456억원, 영업이익 1조2642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창사 이래 매출 10조원대,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라며 “고성능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기판 등 스마트폰 부품 공급 확대가 실적을 이끌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