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14% 폭등했다. 매출 성장세가 예년만 못하고, 매출액도 시장 예상보다는 약간 낮지만 전기차 업체 리비안 투자가 대박을 낳았고, 올해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아마존의 설명이 시장을 납득시켰다.
아마존은 3일(현지시각) 작년 4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9.4% 증가한 1374억1200만달러(165조5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1376억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액수다. 매 분기 폭발적으로 성장한 아마존이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릿 수 성장률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이익은 1년 전보다 98.3% 증가한 143억2300만달러(17조 3000억원)로 집계됐다. 전체 실적 성장세는 주춤하지만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는 광고와 클라우드 등이 급성장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이 지속 성장하고 있고, 광고 사업도 덩치를 키웠다. 클라우드 사업을 담당하는 아마존웹서비스 매출은 177억8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40% 성장했다. 아마존 광고 매출도 1년 전보다 33% 성장하며 작년 4분기 97억1600만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CNBC는 “아마존이 광고 사업을 키우면서 구글과 페이스북에 이어 미국 시장 광고 플랫폼 3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아마존은 상장 전 전체 주식의 22.4%를 차지했던 미 전기차 회사 리비안이 작년 11월 상장하면서 큰 시세 차익 수익을 거뒀다. 거의 120억달러(14조4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나왔다. 아마존은 올해 사업에 대해서도 “어렵지만 긍정적으로 낙관한다”는 입장을 냈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는 “노동력 부족과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비용이 증가했고 이러한 영향이 올 1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단기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업을 낙관하고 있다”고 했다.
아마존은 또 이날 4년만에 아마존 회원인 프라임멤버십 가격을 기존 119달러(연간 기준)에서 139달러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의 긍정적인 사업 전망에 아마존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한 때 16%까지 급등했다.
한편 메타(옛 페이스북)는 전날 좋지 않은 실적과 사업 전망을 내놓은 탓으로 이날 주가가 전날보다 26.39% 하락했다. 하루 사이 시가총액 2513억달러(302조7000억원)가 날라간 것으로, 메타는 미국 기업 중 하루 기준 가장 크게 기업 가치가 하락한 회사가 됐다. 이전까지는 작년 9월 애플이 하루 새 180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날린 것이 최고였다.
이날 메타 주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미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74% 하락했고, S&P 500 지수는 2.44%, 다우존스 지수는 1.45% 추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들어 기업들의 실적과 사업 전망에 주가가 너무 크게 오르내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는 기업은 주가가 10% 이상 급등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주가가 급락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시각) “투자자들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기업들에게 예전보다 더욱 가혹하게 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