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적 발표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구글과 어닝 쇼크를 기록한 메타(옛 페이스북)의 희비를 가른 건 애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의 애플리케이션(앱) 정책이 두 회사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미국 투자자문사 MKM파트너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의 정책 변화로 페이스북의 광고 점유율이 낮아지고 구글 점유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

애플 로고.

실제로 데이비드 웨너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일 콘퍼런스콜에서 애플의 앱 정책으로 올해 매출 손실액이 100억달러(약 12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는 지난해 메타 매출의 8%를 차지하는 액수다. 이 발언이 나온 다음 날 메타 주가는 사상 최대폭인 26.4% 폭락했다. 하루 만에 전체 시가총액의 4분의 1이 날아갔고, 메타발 충격파로 나스닥마저 3.74% 하락했다.

애플은 지난해 4월 이용자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앱 업체들이 앱 사용자들의 기록 추적을 제한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아이폰에서 앱을 쓸 때, 검색과 방문 기록 등을 메타·구글 같은 업체가 추적해도 될지 사전에 사용자 승인을 받게 한 것이다. 그 결과 미국 내 아이폰 사용자 10명 중 9명이 앱 추적을 막았다. 이 때문에 이용자·지역 맞춤형 광고를 하는 메타가 치명타를 맞았다.

반면 구글은 애플 정책 변화에서 자유롭다. 구글은 애플이 아이폰에 기본적으로 탑재하는 웹브라우저(사파리)의 기본 검색 엔진이 되기 위해 매년 수십억달러를 애플에 지급하고 있다. 애플의 개인정보 정책과 상관없이 아이폰 사용자들이 검색한 데이터를 마음껏 활용하면서 맞춤형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애플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한 구글은 지난해 4분기에만 광고 수익으로 612억4000만달러(약 73조4500억원)를 벌어들였다. 전년 동기보다 33%나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