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팀 쿡 CEO가 지난 3월9일 새벽(한국시각)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아이폰 SE' 3세대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 애플이 공개한 중저가 스마트폰 ‘아이폰SE3′의 성능이 기대 이하라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배터리와 카메라 성능이 소비자 눈높이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4일 리뷰 기사에서 “2020년 출시한 아이폰SE2 또는 2019년에 나온 아이폰11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구형 스마트폰이 고장나지 않는 한 아이폰SE3를 살 이유가 없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아이폰SE3에 대해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새 스마트폰에 많은 돈을 쓰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새 아이폰SE3의 배터리 수명은 이전 아이폰보다 개선되지 않았다. 전화·사진·이메일·비디오스트리밍 등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12시간 만에 배터리가 방전됐다”고 했다. 게다가 최신 스마트폰들이 카메라 렌즈를 여러 개 장착한 것과 달리 아이폰SE3는 단 한 개의 후면 렌즈만 갖고 있다. 그 결과 기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야간 모드나 광각, 망원 등의 카메라 기능이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저렴한 아이폰을 기대해온 고객이라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면서 “디자인은 구식이고, 애플이 저가 시장에서 고객을 우선시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2017년에 나온 지겨운 디자인과 두꺼운 테두리는 이미 작은 화면을 실제보다 더 작게 느끼게 한다”고 했다.

다만 애플의 주력 아이폰인 아이폰13 시리즈와 동일한 바이오닉칩을 탑재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성능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5세대 이동통신(5G)을 지원하는 아이폰SE3는 LTE(롱텀에볼루션)보다 20% 정도 속도가 빨라졌다”고 평가했고, CNN은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수행해도 발열이 거의 없었고 느려지지도 않았다”고 했다. 25일 한국에 정식 출시되는 아이폰SE3의 가격은 64GB(기가바이트) 저장 용량 기준으로 59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