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전쟁의 참혹했던 각 순간들을 NFT(대체 불가능 토큰)로 제작해 판매를 시작했다. NFT로 전쟁 후원금을 모집해 물리적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에 맞서겠다는 취지다.

우크라이나가 발행한 NFT/우크라이나 디지틀혁신부

우크라이나가 30일(현지시각)부터 경매를 통해 판매를 시작한 NFT는 총 54개. 러시아가 침공을 개시한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세계 언론과 국제기관 등이 전한 54개의 전쟁 상황에 예술가들이 그린 작품을 결합한 형태다. 우크라이나는 이 일련의 작품에 ‘메타 히스토리: 뮤지엄 오브 워’란 이름을 붙였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러시아가 탱크로 우크라이나를 파괴할 때 우리는 혁신적인 블록체인 기술로 대응한다”는 글을 남겼다.

54개의 NFT엔 시간대별로 러시아의 침공 개시부터 우크라이나 정부의 행보, 국제사회의 개입에 관한 내용 등이 담겨있다. 예를 들어 ‘Day 1, 5:45’로 이름 붙인 첫 번째 NFT는 영국 BBC의 “우크라이나 분쟁: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했다”는 보도 트윗과 함께 빨간색의 하늘, 괴물, 미사일 등이 그려진 작품이 결합돼 있다. ‘Day 1, 5:58’이란 두 번째 NFT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우크라이나는 스스로를 지킬 것이고 승리할 것”이라고 남긴 트위터 화면과 함께, 러시아의 기습 침공을 표현한 예술가의 작품이 결합됐다.

◇ 54개 전쟁상황에 예술작품 결합 ”러시아 침공, 혁신적 기술로 대응”

우크라이나는 가상 자산을 적극 활용해 전쟁 자금을 충당하는 ‘새로운 전쟁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가 침공하자 전 세계에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 화폐를 통한 후원을 요청했고, 후원한 이들에겐 보상 형태로 특정 가상 화폐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사기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자, 직접 NFT를 발행해 전쟁 후원금을 모으는 방식으로 바꿨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 이후 전 세계에서 6700만달러(약 820억원)가량의 가상 화폐 기부금이 들어왔고, 이를 우크라이나 국방을 위해 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