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업체인 넷플릭스가 11년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감소를 기록했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OTT 서비스가 봇물을 이루며 시장이 포화하자 성장세가 둔화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발하는 차원에서 러시아 현지 서비스를 중단한 탓도 있다.
넷플릭스는 19일(현지시각) 올 1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9.8% 증가한 78억6800만달러(9조7524억원), 순이익이 같은 기간 6.4% 감소한 15억9700만달러(1조9795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4분기에 비해 매출은 2%, 순이익은 163%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유료 구독 가입자 수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올 1분기 전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는 2억2164만명으로 작년 4분기(2억2184만명)보다 20만명 감소했다. 미 증권가는 OTT 시장 포화에 따른 넷플릭스 성장 정체를 감안해 올 1분기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 수가 1년 전보다 크게 둔화한 270만명에 그칠 것으로 봤는데 결과는 더 참혹했다.
넷플릭스는 “상대적으로 높은 보급률, 경쟁 심화에 따라 수익 증가세가 역풍을 맞고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 가입자 감소는 전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진행됐다. 올 1분기 미국과 캐나다의 넷플릭스 가입자는 직전 분기에 비해 64만명 줄었고,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선 가입자가 31만명 감소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선 35만명이 넷플릭스 구독을 중단했다. 유일하게 아시아에서만 올 1분기 넷플릭스 가입자가 109만명 증가했다. 넷플릭스는 1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차원에서 러시아 내 서비스를 중단했는데 이로 인한 가입자 손실이 7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2분기엔 더 큰 게 온다
넷플릭스가 성장 정체를 보이는 이유는 OTT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했고, 가입자들이 대폭 늘어난 구독료에 부담을 느끼며 이용하던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올 2월 미국 내 TV 이용 시간 중 온라인 스트리밍을 시청하는 비중은 28.6%로 작년 5월에 비해 2.6%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넷플릭스 시청 비율은 같은 기간 0.4%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장에선 유튜브, 훌루,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디즈니플러스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CNBC는 “넷플릭스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에 투자를 늘렸고, 대신 서비스 가격을 인상했다”며 “이는 가입자 손실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손실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수그러들면서 넷플릭스 성장세가 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올 2분기 순이익이 1분기보다 15% 감소하고, 유료 가입자 수도 200만명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넷플릭스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수혜는 최근까지 회사의 수익 전망을 흐릿하게 만들었다”며 “사람들이 보다 집 밖 활동을 하면서 넷플릭스 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실적은 이날 미 증시 정규장이 마감된 후 발표됐는데, 실적 발표 후 넷플릭스 주가는 25.35%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