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등으로 투자금이 줄면서 세계 스타트업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7일(현지 시각) 스타트업 정보 플랫폼인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4월 글로벌 벤처 펀딩 금액은 470억달러(59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3월(520억달러)보다 10% 적고, 1년 전(540억달러)보다 13% 줄었다. 2021년 2월(420억달러) 이후 14개월 만의 최저다. 크런치베이스는 “지금 분위기는 작년 한 해 뜨거웠던 스타트업 투자 시장과 딴판”이라며 “올 1분기 시작된 투자 둔화가 장기화하는 조짐”이라고 했다.
특히 규모가 큰 스타트업 투자가 크게 줄었다. 스타트업 투자 단계 중 후기에 속하는 ‘시리즈C’ 이상에 대한 4월 투자액은 작년보다 19% 감소했다. 후기 단계 투자는 자금 규모가 크고, 기업공개(IPO)를 앞둔 경우가 많아 시장 상황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반면 아주 초기인 시드 단계 투자액은 1년 전보다 14% 늘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초기 스타트업 위주로 투자를 진행하는 한 벤처캐피털 대표는 “초기 스타트업은 성장 때까지 시간이 걸리고, 시드 투자는 상대적으로 소액이어서 경기 상황과 관련 없이 투자를 진행하지만, 시리즈 C·D 등 후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기업 가치를 다시 따져보자는 신중론이 일고 있다”고 했다.
투자금이 줄면서 올 4월 새로 등장한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은 34개로, 작년 2월(29개)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크런치베이스는 그러나 “전반적으로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 찬바람이 불지만 블록체인, 공급망 관리, 재생에너지 등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곳에는 여전히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