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한 경기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세계 2위인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공급 가격을 15~20%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1위 대만 TSMC가 지난 3월 자동차용 반도체 가격을 최대 20% 인상한 지 두 달 만에 반도체 가격을 다시 6% 올리기로 하자 삼성도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이다. 앞으로 반도체가 들어가는 스마트폰, 자동차, 게임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5일 블룸버그통신은 TSMC가 내년 생산 가격을 6% 인상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15~20%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사와 공급가 관련 사항은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도 “수요가 많고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업계에서 가격 인상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사업 보고서를 통해서도 “공급 가격을 현실화하겠다”며 가격 인상을 암시한 바 있다.

지난해에 이어 업계 1위 TSMC가 가격을 인상하면 삼성전자·글로벌파운드리·SMIC 등 후발 주자들이 가격을 뒤따라 올리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TSMC는 특히 지난 3월 자동차 반도체용 8인치 웨이퍼(반도체 원판) 서비스 가격을 3분기부터 최대 20%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지 두 달 만에 다시 가격을 올린 것이다.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이유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웨이퍼 점유율 세계 1위인 일본 신에쓰화학은 작년 20% 인상에 이어 올해도 웨이퍼 가격을 10%가량 인상했다. 웨이퍼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도 꾸준히 상승세이고,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요한 희귀가스(네온·크립톤) 가격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