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경기가 침체하며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가상화폐가 실제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21일(현지시각) 네덜란드 TV에 출연해 “가상화폐는 아무것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며 “이를 규제해 사람들이 평생 모은 돈으로 투기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산을 잃고 실망하게 될 사람들을 우려한다”며 “이것이 내가 가상화폐를 규제해야 한다고 믿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또 “나의 매우 겸손한 평가는 ‘가상화폐는 가치가 없고, 아무것에도 기반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안전 닻 역할을 하는 부분이 없다”고 했다.
이러한 발언은 가상화폐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 현재 루나-테라 사태가 발생하며 가상화폐 시장은 쑥대밭이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22일(미 서부 기준) 오후 4시 현재 비트코인은 1개당 3만291달러를, 이더리움은 2040달러를 기록 중이다. 작년 11월 고점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
라가르드 총재는 현재 각국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화폐가 시중에 나온 가상화폐와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 많은 나라들은 법정 통화 1개를 1개의 디지털 화폐와 연결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연구 중이다. 그는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를 내놓는 날에는, 중앙은행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나는 이 화폐가 가상화폐들과 크게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무용성을 주장한 사람은 또 있다. 지난달 30일 워런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에서 가상화폐를 비판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그 어떤 가치도 창출하지 않는다”고 했다. “농지 및 부동산은 식량을 생산하고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버핏은 “세계 모든 비트코인을 25달러에 준다 해도 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가상화페거래소 업체를 창업한 사람도 비트코인엔 미래가 없다고 선언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창업한 샘 뱅크맨-프라이드 CEO는 지난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지급결제 네트워크로서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비효율적이고 환경적으로 채굴에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화폐로서 결격 사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비트코인이 가상화폐로서 통용돼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금과 유사하게 자산, 원자재, 가치저장 수단으로는 쓰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