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스페이스X 임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사무실 출근을 강하게 요구했다.
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임원들에게 ‘원격근무는 더는 허용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원격 근무를 원하는 사람은 최소 주 40시간을 사무실에서 일하거나, 아니면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우리가 공장 노동자들에게 요구하는 것보다 적은 시간”이라며 “만약 예외를 원하는 직원이 있다면 내가 직접 검토하고 승인할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또 “반드시 출근 장소가 테슬라 사무실이어야 하고, 업무와 무관한 원거리 지시는 안 된다”며 “예컨대 프리몬트 공장 인사 담당자가 다른 주의 사무실에 있는 것은 안된다”고 했다. 사실상 임원들의 사무실 출근을 강제하는 것이다.
그는 스페이스X 임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연차가 높을수록 존재감이 드러나야 한다”며 “내가 공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이유는 생산라인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함께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스페이스X는 오래 전 파산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가 머스크에게 “사무실 근무가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할 말이 있는가”라고 묻자, 그는 “그들은 다른 곳에서 일하는 척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원격 근무로는 제대로 일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머스크의 이 지시는 최근 집과 사무실에서 번갈아 일하는 하이브리드 업무 체계를 도입한 다른 테크 기업과는 사뭇 다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사무실 출근을 강제할 경우 직원들의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닉 블룸 스탠퍼드대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사무실 출근을 강제할 경우 10~20%의 직원이 유연 근무가 가능한 다른 업체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는 머스크가 인수를 추진하는 트위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위터는 직원이 원할 경우 영원히 원격 근무를 하도록 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머스크의 이메일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 트위터의 근무 정책도 바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