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1만5500여명의 여성 직원이 제기한 임금 성차별 집단소송에서 1억1800만달러(1520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구글. /EPA 연합뉴스

이 소송은 구글이 여성 직원들에게 남성 직원들보다 임금을 적게 지급했다는 이유로 제기된 것이다. 2017년 9월 3명의 구글 전직 여성이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 발단이다. 당시 3명의 여성은 구글이 자신들을 비슷한 자격을 갖춘 남성보다 낮은 직위에 배치해 적은 임금을 받게 했고, 승진이나 업무 이동 기회도 제공하지 않았다며 성차별 소송을 진행했다. 이들은 구글 내 236개 직책에 걸친 1만5500여명의 여성 직원을 모집해 이 사건을 집단소송으로 키웠다. 이들은 “구글이 여성들에게 비슷한 직위에 있는 남성 직원보다 연간 약 1만6794달러(2150만원)를 적게 받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소송은 5년에 걸쳐 진행됐고, 이번에 구글이 1억1800만달러를 합의금으로 제시하며 일단락됐다. 원고 중 한명인 홀리 피스는 “테크 산업에서 평생 일해 온 여성으로서, 구글의 이번 조치가 여성에게 더 많은 형평성을 보장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했다. 공동 원고인 켈리 데모디도 “이번 합의가 업계의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구글은 합의금과 함께 독립 전문가를 통해 구글의 채용과 급여 시스템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의 정책과 관행의 형평성을 굳게 믿고 있지만, 거의 5년에 걸친 소송 끝에 양측은 인정이나 조사 결과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사실 실리콘밸리에서는 동일한 업무를 하더라도 여성 직원이 남성 직원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많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전체 직원 중 70%가 남성이다. 남성 직원들 중심의 네트워킹이 활성화돼 있고, 문화 자체도 남성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테크 기업들이 여성과 남성의 성평등 등 젠더이슈에 관심을 쏟으며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남녀 임금 차별은 여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의 컨설팅 업체 스몰비즈니스프라이스에 따르면, 2020년 구글의 남성 직원 평균 연봉은 12만달러, 여성 직원 평균 연봉은 10만9000달러로 나타났다. 애플의 남성 직원 평균 연봉은 12만1000달러, 여성 직원 평균 연봉은 10만9000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