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용권 넷플릭스 600원, 웨이브·티빙·왓챠 500원…’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월 구독권을 이처럼 ‘1일권’으로 쪼개 파는 신종 사이트가 등장했다. OTT 업계는 “구독 계정(아이디) 공유 제도를 악용한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웨이브·티빙·왓챠 등 토종 OTT 3사는 지난 10일 사이트 운영 업체에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법적 대응에 들어갔다.
OTT 업계에 따르면 ‘페이센스’라는 신생 업체가 지난달 말부터 자사 사이트를 통해 해외 및 토종 OTT 6개의 1일 이용권을 400~600원에 팔고 있다. 페이센스가 최대 4명까지 동시 접속이 허용된 해당 OTT의 프리미엄 월 구독권(업체별로 월 1만3900~1만7000원)을 사놓은 뒤, 1일권 신청자들에게 400~600원을 받고 아이디를 하루만 빌려주는 식이다. 한 달 구독권 아이디 1개를 하루 치로 쪼개 매일 4명한테 30일 동안 빌려줄 경우, 아이디당 3만~5만원 정도 남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페이센스가 OTT들과 아무런 협약도 맺지 않고 영업을 한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OTT 서비스 약관에는 이용자가 구매한 구독권을 재판매하거나 이를 토대로 한 영리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며 “쪼개 팔기는 약관 위반은 물론, 남의 콘텐츠로 부당 이익을 챙겨 가는 것”이라고 했다. 토종 OTT 3사는 이달 중순까지 페이센스가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으면, 법적 절차에 본격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넷플릭스도 대응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소비자 입장에선 월 구독권으로 최소 한 달간 한 OTT만 이용하는 것보다 하루 동안 원하는 콘텐츠가 있는 OTT를 골라 볼 수 있는 1일권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 페이센스도 이 틈새를 노린 셈이다. 하지만 OTT 업계 관계자들은 “콘텐츠 제작·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써야 하는 상황인데, 페이센스처럼 1일권을 재판매하면 OTT 서비스 유지 자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페이센스는 OTT업체들의 법적 대응 움직임에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