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급락세를 이어가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2만달러(약 2590만원) 아래로 추락했다. 19일까지 12일 연속 하락을 기록하며 이날 한때 개당 가격이 1만700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 CNBC는 18일(현지 시각) “가상 화폐 시장의 대학살”이라고 했다. 비트코인에 이어 가상 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80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19일 오후 3시 30분 가상 화폐 가격은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1만8389달러(약 2381만원), 이더리움 945달러(약 122만원).
이번 하락 원인은 거시 경제 악화와 그동안 심리적 저항선이던 2만달러 붕괴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 “통화 긴축 등의 영향으로 가상 화폐 업계의 스트레스가 심화하고 있으며, 비트코인이 기록적으로 궤멸했다”고 했다. 주식·외환 거래 플랫폼 오앤다의 수석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모야는 블룸버그에 “2만달러 붕괴 이후 가상 화폐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더리움도 1000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한때 800달러대까지 내려왔다. 이는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다.
2만달러 붕괴 여파로 비트코인 채굴 업계마저 휘청거리고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는 고난도의 연산으로 채굴한다. 이를 위해 고가의 그래픽카드 여러 대를 합쳐 만든 ‘채굴기’가 필요한데, 가격이 떨어지면 채굴기 가동에 들어가는 전기 요금도 충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중국 비트코인 채굴 플랫폼 비트디어는 지난 17일부터 일부 채굴기 이용자에게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채굴을 중단하라.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가격 지점에 도달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경고했다. 비트디어에 따르면, 중국 기준으로 채굴기 가동 중단 가격은 대략 1만7000달러~1만9000달러 정도다. 이는 중국 내 전기 가격인 kWh(킬로와트시)당 0.4위안(약 77원)으로 계산했을 때 채굴 비용이 시세보다 높아지는 손익분기점을 의미한다. 가상 화폐 업계에서는 채굴업자들이 비트코인 채굴을 중단하고 투매에 나서면 가격이 더욱 낙하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