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VR 기기 시제품인 홀로케이크2를 착용하고 있다. /메타

메타(옛 페이스북)가 여러 종의 VR(가상현실) 기기 시제품을 공개하며 가상현실 관련 사업에 대한 야심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전 세계 미디어와 온라인 간담회를 갖고 메타가 개발 중인 VR 기기 시제품을 여럿 공개했다. 가상현실을 실제 현실 속 눈으로 보는 것과 비슷하게 구현하기 위해 해상도와 밝기를 개선하고 아이트래킹(눈 추적)이 가능한 개발 중 VR 기기를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다. 이 제품들은 한창 개발 중이라 출시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테크 업계에선 메타가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하드웨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증거로 본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날 “이 모든 작업의 목표는 현실과 비슷한 VR 기기 구현을 위한 기술적 로드맵을 쌓는 것”이라고 했다.

메타가 개발 중인 VR 기기 버터스카치 시제품. /메타

◇가상현실을 더욱 실제처럼

이날 메타가 공개한 연구용 VR 기기는 총 5종류다. ‘버터스카치’로 불리는 VR 기기는 해상도를 크게 높인 시제품이다. 현재 판매 중인 VR 기기 퀘스트2보다 해상도가 2.5배 좋다. 메타는 메타버스에서도 사람들이 사물이나 상대방, 주변 환경을 생동감 있게 볼 수 있도록 VR 기기의 해상도와 밝기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보다 사실적인 VR 이미지가 현실적인 존재감을 만든다”고 했다.

메타는 또 2017년부터 연구 중인 하프돔 VR 기기의 최신판인 ‘하프돔3′도 소개했다. 이 기기는 ‘초점’에 집중했다. 착용자 눈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가변 초점 렌즈가 움직이고, 눈 앞에 나타나는 가상 물체에 좀 더 초점이 잘 맞도록 했다. 메타는 “가변 초점 렌즈를 활용한 VR 기기를 5년 간 개발해 왔다”고 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개발 중인 VR 기기 스타더스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메타 행사 캡처

‘스타더스트’라는 시제품도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보다 밝은 램프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VR 기기는 착용자가 더 몰입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밝아야 한다. 지금껏 나온 VR 기기 중 가장 가볍고 얇은 ‘홀로케이크2′라는 기기도 선보였고, 현재 콘셉트 개발 중인 ‘미러레이크’도 소개됐다. 미러레이크는 버터스카치의 높은 해상도, 하프돔의 가변 초점, 스타더스트의 밝은 램프, 홀로케이크의 가벼운 형태 등 장점을 모두 취한 ‘끝판왕’이다. 마이클 애브러쉬 메타 리얼리티 랩스 최고 과학자는 “이는 VR 경험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메타가 개발 중인 홀로케이크2 VR 기기. /메타

◇수익은 안나도 메타버스로 달려가는 메타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구축을 목표로 하는 메타는 매분기 수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수익을 거두지 못한다. 올 1분기 메타의 메타버스 관련 사업부인 리얼리티 랩스는 29억60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메타는 이날 공개한 VR 기기들이 수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이러한 기기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현실감 있는 메타버스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미래에는 물리적 TV가 필요없을 수도 있다. 좋은 혼합현실 헤드셋이나 AR(증강현실) 글라스가 있다면 TV 대신 홀로그램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재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