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로이터 연합뉴스

미 테크 기업들이 올 2분기 어려운 사업 환경을 겪으며 올 1분기보다 좋지 않은 실적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메타·마이크론 등이 하반기에는 더 안 좋은 상황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 상반기 미 테크 기업들은 인플레이션, 유가 상승,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의 코로나 봉쇄 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된 2분기 실적이 지난 1분기 실적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테슬라다.

로이터는 30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가 테슬라의 올해 2분기 차량 인도 실적이 1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2분기 인도량을 29만5078대로 추정했다. 이는 테슬라의 1분기 인도 실적인 31만48대보다 약 1만5000대 적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코로나 봉쇄로 인한 상하이 공장 폐쇄 기간에 차량 인도 실적 감소분이 7만 대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계도 마찬가지다. 30일 미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3~5월 실적을 공개했는데, 매출은 1년 전보다 16% 증가한 86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분기 기준 매출 규모로서는 가장 작은 성장폭이다.

구글. /AFP 연합뉴스

◇상반기 동안 테크 기업 주가 20~50% 폭락

미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들은 주가에서도 큰 타격을 받았다. 애플은 2분기에만 주가가 22% 하락했다. 올 상반기로 보면 주가가 24.88% 폭락했다. 구글(알파벳)도 2분기 22% 하락해 상반기 전체 24.85% 추락했다.

테슬라는 2분기 주가가 38% 하락하며 2010년 IPO 이후 최대 분기 하락을 보였다. 상반기 전체는 43.87% 폭락이었다. 아마존은 2분기 기준 35% 하락, 상반기 기준 37.67%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상반기 23.28% 하락했다. 메타는 상반기 동안 주가가 반토막났다. 무려 52.37% 폭락했다.

◇”하반기는 더 어둡다”

문제는 하반기에 더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는 점이다. 마이크론은 올 6~8월 실적을 전망하며, 매출이 시장 예상치인 91억4000만달러를 크게 밑도는 72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당 조정 순이익도 시장 예상치(2.57달러)보다 낮은 1.63달러로 예상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수요가 감소하며 스마트폰 판매가 예상을 밑돌 것”이라며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작년보다 5%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메타(페이스북)도 어두운 전망에 힘을 실었다. 메타의 크리스 콕스 최고제품책임자는 30일 메타 내부 메모를 통해 “우리는 심각한 시기를 맞았고, 역풍은 거세다”며 “우리는 새로운 엔지니어와 예산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느린 성장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회사는 더 무자비하게 우선순위를 정하고, 더 빠르고 약삭빠르고 더 잘 팀을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