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축소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올가을 치열한 ‘스마트폰 대전(大戰)’이 펼쳐진다. 폴더블폰 대중화를 앞세운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 삼성전자와 오는 7일(현지 시각) ‘아이폰 14′ 시리즈를 공개하는 2위 애플이 벌이는 프리미엄폰 시장 쟁탈전이 대표적이다. 구글은 오는 10월 자체 두뇌 반도체(AP)를 탑재한 스마트폰 ‘픽셀7′을 내놓고 시장에 뛰어든다. 샤오미와 화웨이·모토로라 등 중국 업체들 역시 새 프리미엄폰을 선보이며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소비 위축의 영향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번 경쟁은 한층 뜨거울 전망이다. 올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2억9450만대로 전년 대비 8.9% 감소했다.

◇‘고급화 전략’ 애플 vs. ‘폴더블 대중화’ 삼성

아이폰은 불경기 속에서도 판매가 오히려 늘어나는 ‘히트 제품’이다. 애플은 아이폰14 시리즈에서 고가(高價) 모델 판매 확대를 위해 보다 노골적인 ‘급 나누기’ 전략을 시도한다. 구매자들이 좀 더 비싼 아이폰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5.4인치 화면을 탑재한 ‘미니’ 모델을 없애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저가 모델인 아이폰14와 아이폰14맥스엔 전작에 탑재됐던 두뇌 반도체(A15 바이오닉)를 재사용하고, 고가 모델인 아이폰14프로와 아이폰14프로맥스엔 새 반도체(A16바이오닉)를 탑재한다. 또 고가 모델에선 그간 단점으로 지적됐던 M자형 노치(화면 상단 테두리)를 ‘알약 모양 구멍’으로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맥루머스 등 IT 매체들은 “프로와 프로맥스엔 화질을 개선한 4800만 화소 카메라도 장착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주요 제품 가격은 전작보다 100달러 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은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전작 대비 완성도를 높인 갤럭시Z플립·폴드4를 앞세워 이에 맞선다. 지난달 26일 세계 40국에 동시 출시한 데 이어, 이달까지 출시국을 130여 국가로 확대하며 물량 공세를 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 지역의 사전 판매가 이미 전작을 뛰어넘었다”며 “연말까지 1000만대 이상 판매량을 달성하며, 올해를 ‘폴더블폰 대중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삼성은 전작에서 문제로 지적됐던 배터리 용량, 카메라 성능, 무게·두께를 대폭 개선했다. 또 세계 전역에 팝업스토어 등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소비자들이 새로운 스마트폰인 폴더블폰의 가치를 직접 느끼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노태문 사장은 “2025년까지 삼성 프리미엄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채우겠다”고 했다.

◇구글·화웨이도 잇따라 신작 출시

미국 구글과 중국 화웨이·샤오미·모토로라는 삼성과 애플의 빈 곳을 노린다. 구글은 오는 10월 자체 제작한 두뇌 반도체인 텐서2를 탑재하고, 디스플레이를 개선한 ‘픽셀7′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구글 픽셀폰은 아직 국내에 정식 출시된 적이 없지만, 미국에선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가장 먼저 탑재되는 스마트폰이라는 점 때문에 충성 고객이 늘고 있다. 특히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까지 연결하는 생태계 구축을 전략으로 삼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오는 6일 2년 만의 프리미엄폰인 ‘메이트’ 신작(메이트50)을 공개한다. 화웨이는 지난 2년간 미·중 갈등 상황 속에서 반도체 부족으로 신제품을 내지 못했다. 화웨이는 이번 신작을 통해 그간의 부진을 설욕하겠다는 전략이다. 메이트50 공개 행사 날짜를 굳이 애플의 ‘아이폰14′ 시리즈 공개 하루 전날로 잡은 것도 자신감의 표현이란 해석이 나온다. 화웨이의 신작에는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의 반도체 칩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와 모토로라도 지난 11일 각각 새 폴더블폰 ‘믹스 폴드2′와 ‘레이저2022′를 선보였다. 샤오미는 화면을 좌우로 접는 자사 제품이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펼쳤을 때 5.4㎜, 접었을 때 11.2㎜)이란 점을 내세우고 있다. 화면을 위아래로 접을 수 있는 모토로라 레이저2022는 가격이 890달러(약 120만원)부터 시작되는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웠다. 전면에 3200만 화소 카메라, 후면에 듀얼(5000만·13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