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와 액티비전 블리자드. /로이터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가 687억달러(약 93조원)를 들여 추진하는 게임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영국에서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1일(현지시각)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게임 콘솔과 구독형 게임 서비스,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경쟁을 해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MA는 MS에게 오는 8일까지 경쟁 저하 우려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고, 이것이 없을 경우 심층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소르차 오카르롤 CMA 선임 디렉터는 블룸버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유명 게임인 콜오브듀티,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을 통제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사를 해칠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MS는 올 1월 18일 IT 업계 사상 최고액인 687억달러를 들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게임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을 출시한 블리자드와 콜오브듀티를 내놓은 액티비전이 2008년 합병한 대형 게임사다. 전 세계에 1만명의 직원을 뒀고, 매달 4억명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을 한다. 당시 MS 측은 “이 인수는 클라우드(가상서버) 전반에 걸친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며, 메타버스를 향한 초석이 되어줄 전망”이라고 했다.

/그래픽=박상훈

◇순조롭던 인수, 암초 만났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현재까지 순조롭게 흘러왔다. 지난달 MS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요구한 인수 계약 관련 문서 제출을 마무리했다. FTC도 해당 인수 관련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경쟁시장청의 우려가 나오면서 이번 인수가 자칫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는 당국인 미국 FTC의 승인 뿐만 아니라 영국, 한국 등 주요국의 승인도 얻어야한다. 영국이 반대하면 인수는 불발된다.

영국 CMA의 우려가 나오자, MS는 입장문을 내고 “인수가 경쟁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MS는 성명에서 “우리는 이 거래로 인해 콜오브듀티와 같은 게임이 플레이어들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알고 있다”며 “하지만 게임이 출시되는 날 (소니의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에서도 동일한 콜오브듀티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을 독차지 않겠다는 것이다.

MS는 또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결합해도 게임 업계 1위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실제로 세계 1위 비디오 게임 업체는 중국의 텐센트, 2위는 일본의 소니다. MS는 4위,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7위다. 실제로 2021년 기준 MS와 액티비전 블리자드 매출을 합쳐도(210억달러) 텐센트(322억달러)에 못 미친다.

MS는 “텐센트 및 소니를 비롯한 업계 리더들은 깊고 광범위한 게임 라이브러리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며 “MS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결합이 업계와 플레이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