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로이터 연합뉴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으로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하면서 미 실리콘밸리 빅테크들이 인력을 감축하는 것을 넘어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는 ‘다이어트’에 들어갔다.

블룸버그는 14일(현지시각) 구글이 지출을 통제하고 인공지능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아이디어 인큐베이터 조직인 ‘애리어(Area) 120′에 대한 자금 지원을 축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리어120의 일부 팀은 프로젝트가 재구성되거나 취소됐다. 직원들은 실직을 하거나 구글 내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구글 대변인은 “애리어120은 새로운 사업에 대한 여유 공간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애리어120은 2016년 시작된 구글 내부 아이디어 인큐베이터 조직이다. 아이디어가 있는 구글 직원들이 이곳에 속해 새로운 기술과 사업을 실험한다. 삼성전자의 C랩과 비슷한 개념이다.

최근 들어 구글은 여러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앞서 IT 매체 더버지는 “구글이 노트북인 픽셀북 차기 제품 개발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사내 월간 미팅에서 “도전적인 거시경제 환경에서 변화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다”며 “회사를 단순화하고 확장에 따른 복잡성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글은 2023년까지 구글의 내부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지표인 OKRS(Objectives and Key Results)를 기존의 3분의 1로 줄일 예정이다. 목표를 줄이고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것이다.

아마존. /AFP 연합뉴스

◇코로나 기간 늘어난 물류창고 축소하는 아마존

기존 사업을 다이어트하는 건 구글뿐만이 아니다. 아마존은 코로나 기간 크게 늘렸던 물류창고를 축소 중이다. 이미 미 볼티모어에 있는 2개의 시설을 폐쇄했고, 직원 300명을 다른 작업장으로 전환했다. 아마존은 또 추진 중이던 미국 내 42개 물류시설 오픈 계획을 폐기하고, 향후 21개를 추가로 추진하기로 한 것도 연기했다. 이미 건설이 완료된 네브래스카의 70만제곱피트 규모 시설도 개장을 2024년으로 연기했다.

최근 악화된 실적으로 1000여명 규모의 대규모 인력 감축을 벌인 SNS(소셜미디어) 업체 스냅도 최근 야심차게 추진했던 소형 드론 촬영 기기 ‘픽시’ 사업을 접었다. 6년 간의 기술 개발 끝에 지난 4월 첫 출시를 했지만 실적 부진의 압박을 이기지 못했다.

스냅이 지난 4월 출시한 플라잉 카메라 '픽시'. 스냅은 이 사업을 출시 4개월만에 접었다. /스냅

스냅은 또 냉혹한 성과 지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인사이더는 최근 “아마존의 부사장이던 제리 헌터가 스냅의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자리를 옮기면서 스냅에도 아마존의 냉정한 평가 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물류창고에서 시간당 직원들의 처리량이 얼마인지, 자리를 떠나는 시간이 얼마인지를 냉정하게 분석하는데, 이러한 평가 방식이 스냅에도 도입되는 것이다. 인사이더는 “벌써부터 스냅 직원들 사이에선 스냅과 아마존의 합성어인 ‘스내파존(Snapazon)’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메타(옛 페이스북)도 지난 6월 스마트워치 개발을 전격 중단했다. 메타가 개발 중이던 스마트워치는 듀얼 카메라를 탑재해 스마트워치 화면에서 바로 셀카를 찍는 것이 가능한 제품이었다. 광고 감소로 성장 동력이 떨어지며 미래 사업을 접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