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다음달 5500원짜리 광고 연동 요금제를 출시한다. 기존 가장 저렴한 베이직 요금보다 4000원 더 싸지만, 대신 1시간 영상에 4~5분의 광고를 봐야 한다.
넷플릭스는 13일(현지시각) 온라인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광고 요금제를 발표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호주, 일본, 한국, 프랑스, 독일 등 12개 국가에 다음달부터 적용된다. 한국에선 11월 4일 새벽 1시(서부 기준 11월 3일 오전 9시)에 도입된다.
◇한국 요금이 2번째로 싸
국내 넷플릭스 광고 연동 요금제 가격은 5500원이다. 기존 동시 접속 기준 기기 1대를 연결해 볼 수 있는 베이직 요금(9500원)보다 저렴하다. 미국에선 월 6.99달러, 일본에선 770엔(달러 환산 5.23달러)이다. 유럽연합 내 국가별로도 가격이 다르다. 프랑스는 5.99유로, 독일은 4.99유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5.49유로다.
넷플릭스가 광고 연동 요금제를 출시하는 12개국의 요금을 달러로 환산할 경우 한국 내 요금은 13일(현지시각) 기준 3.82달러로, 브라질(3.58달러) 이후 2번째로 싸다. 넷플릭스는 “가격 책정은 국가별 여러 요소를 고려해 결정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넷플릭스 입장에서 한국은 오징어게임 등 인기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중요 시장이라 한국에서의 요금제를 조금 더 저렴하게 내놓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5500원짜리 광고 연동 요금제는 동시 접속 기준으로 노트북이나 TV, 스마트폰, 태블릿 중 1대에서 HD급 화질의 영상을 볼 수 있다. 영상을 다운로드하지는 못한다. 넷플릭스는 “라이선스 문제로 초기엔 전체의 5~10%의 콘텐츠가 광고 연동 요금제에서 재생되지 않는다”고 했다.
◇20분 영상에 1분 광고 꼴
광고는 15·30초 짜리로 구성되고, 1시간 영상에 4~5분간 광고가 나온다. 광고는 콘텐츠가 재생되는 국가와 장르별로 다르게 설정된다. 사용자 개개인 맞춤형 타깃 광고는 사용되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광고주는 성적 표현과 폭력 등 자사 브랜드와 어울리지 않는 콘텐츠에 광고가 표시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는 신규 콘텐츠의 경우 영상 시작 전 4~5분 가량의 광고가 나오고, 나머지 영상에는 영상 시작 전과 영상 재생 중 광고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광고 건너뛰기 기능은 없다. 넷플릭스는 자세한 광고 재생 형태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계산하면, 2시간 짜리 신작 영화의 경우 본격 시청 전 8~10분간 광고를 봐야 한다. 개봉한 지 오래된 영화는 더 복잡하다. 영상 시작 전 30초 짜리 광고 4개를 본다고 가정할 경우, 영화 중간 중간 20분 간격으로 1분씩 광고를 봐야 하는 식이다. 광고가 없는 요금제보다는 사용자의 시청 경험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광고 도입으로 매출 오를까
넷플릭스가 이러한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구독자와 매출 감소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4월 공개한 1분기 실적에서 유료 구독자가 전 분기보다 20만명 줄었다고 밝혔다. 2011년 이후 11년만의 첫 구독자 감소였다. 넷플릭스 주가는 올해에만 60% 가까이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줄어드는 매출을 상쇄하기 위해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광고 요금제 도입을 추진했고 6개월만에 해당 요금제를 내놨다. 넷플릭스는 이 요금제가 광고주들에게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고, 젊은 시청자가 추가 유입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고 요금제를 통한 매출 상승 효과도 긍정적으로 봤다.
시장은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출시를 반겼다. 이날 넷플릭스 주가는 전날보다 5.27%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