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30일(현지시각) 자신의 회사 중 하나인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에서 6개월 안에 컴퓨터 칩을 인간의 뇌에 심어 시각장애인도 앞을 보게 하는 임상실험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날 머스크는 뉴럴링크 언론 발표회를 통해 “우리는 개발한 칩을 인체에 삽입하기 전까지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으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준비하려 한다”며 “하지만 이젠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실험을 위한 서류는 거의 모두 제출했고, 앞으로 6개월이면 첫 인체 연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칩을 내 머리에 심을 계획도 있다”고 했다.

뉴럴링크는 머스크가 2016년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인간의 뇌를 통제해 시각을 잃었거나 근육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업체다. 뉴럴링크는 작년 4월 원숭이의 머리에 칩을 심어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게임을 하는 장면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현재 뉴럴링크는 동물 실험을 넘어 사람 대상 임상실험을 위해 작업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하지만 이날 테크 업계는 머스크의 발표를 쉽게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당초 머스크는 2020년말까지 뉴럴링크 칩의 사람 임상실험 규제 승인을 받고, 올해 10월말까지 임상실험에 착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는데 현재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날 발표도 새로운 소식을 전하기보다는 임상실험 일자가 연기된 것을 해명하는 것에 더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뉴럴링크의 계획이 현재 FDA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라는 것도 걸림돌이다. 싱 첸 피츠버그 의과대 조교수는 CNBC에 “뉴럴링크의 기기 중 어느 것도 인체에 대한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고, FDA 승인도 받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머스크의 주장은 매우 회의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공격적인 사업 목표를 밝히고 이를 지키지 않기로 유명하다. 머스크는 2017년 테슬라의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공개하고 2020년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했으나 아직도 출시되지 않았다.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은 2019년 11월 프로토타입을 공개했고 160만대에 달하는 사전 주문을 받았지만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