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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메타버스 기반 애플리케이션 ‘본디(bondee)’가 인기를 끌고 있다. 아바타와 원룸 형태의 가상 공간을 꾸미고, 최대 50명과 친구를 맺어 소통할 수 있다. 14일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앱·게임 부문 1위에 올라있는데, 일부 네티즌을 중심으로 ‘탈퇴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지난달 17일 출시된 본디는 한 달도 채 안 돼 구글플레이에서만 50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2000년대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처럼 아이템을 통해 ‘원룸’을 꾸민다. 아바타를 고르고, 배경음악도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의 방에 친구를 초대하고, 친구 방에 놀러 가서 쪽지를 붙일 수도 있다.

가장 큰 특징은 3D 이미지라는 것. 아바타의 얼굴 모양과 헤어스타일, 의복은 물론 원룸 공간의 소파와 러그, 장식품까지 취향대로 고르는 게 가능하다.

기존의 소셜미디어와 달리 친구 수는 최대 50명으로 한정했다. 카카오톡 등을 통해 친구 신청을 할 수 있는데, 상대가 수락하지 않으면 친구가 될 수 없다. 사측은 ‘찐친(진짜 친한 친구)들의 아지트’를 표방하고 있다.

본디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은 건 국적 논란이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본디는 중국 앱”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용자 모르게 개인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본디는 지난해 1월 중국에서 출시됐던 중국 앱 ‘젤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젤리는 한때 중국에서 틱톡과 위챗을 제치고 인기 순위 1위에 오를 정도였으나, 개인정보 침해와 아바타 의상 표절 논란 등으로 한 달 만에 자취를 감췄다.

본디의 운영사인 메타드림은 지난해 5월 젤리의 운영사 ‘트루리(True.ly)의 지식재산권(IP)을 인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본디로 재탄생시켰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메타드림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독립 IT기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메타드림이 국적을세탁했다”라는 주장도 나온다. 특허정보검색서비스인 키프리스에 따르면, 본디의 상표권을 출원한 회사는 메타드림(에이치케이) 리미티드로, 국적은 중국으로 돼 있다. 주소지가 홍콩으로 돼 있어 국적이 중국으로 표기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온라인 커뮤니티 글에는 “본디 탈퇴한다”, “설치 안 하길 잘했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논란이 이어지자 본디 측도 입장을 냈다. 본디는 14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린 공지문을 통해 “각종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 추측성 글과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며 입장을 밝혔다.

본디는 “본디는 싱가포르에 있는 메타드림의 글로벌 서비스”라며 “중국에서 인기를 얻은 ‘트루리’의 지식재산권을 메타드림에서 인수 후 디자인 등 기본적인 요소만 유지한 채 본디로 새롭게 탄생했다”고 밝혔다.

직원들의 국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본디는 “트루리 인수 과정에서 일부 중국 직원들이 메타드림에 합류하게 됐다”며 “한국, 미국, 일본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의 직원들이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개인정보 유출 의혹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는) 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을 위해 유저들이 동의한 목적과 범위 내에서만 이용된다”며 “현재까지 단 한 건의 개인정보 유출이나 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 본디가 수집하는 정보는 여타 앱에서도 수집되는 통상적인 정보이며,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