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를 지배하고 있다.”(AP통신)

지난 27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MWC에서 중국의 공세가 거세다. 전 세계에서 MWC에 참가한 기업·기관 2000곳 가운데 150여 곳이 중국 국적이다. 미국의 제재로 미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어려워진 중국이 유럽에서 열리는 MWC에 모든 화력을 쏟는 모습이다.

중국 스마트폰 회사 아너는 삼성전자, SK텔레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모여 있는 3관 중심에 대형 전시장을 마련해 관람객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아너는 새 폴더블폰 ‘매직Vs’를 앞세워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 갤럭시Z 폴드4를 겨냥한 것이다. 오포가 공개한 폴더블폰 ‘파인드 N2 플립’ 역시 갤럭시Z 플립4와 비슷한 외관이지만 외부 디스플레이는 더 컸다. 샤오미는 독일 유명 카메라 회사 라이카와 협업한 카메라를 장착한 샤오미 13을 공개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이 유럽의 프리미엄 폰 시장으로 본격 진출하겠다는 의미”라며 “확고한 충성 팬이 있는 애플보다는 삼성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아온 화웨이는 전시장 규모를 지난해보다 50% 넓히며 1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5배다. 화웨이 협력업체 개별 공간만 웬만한 기업 부스 크기와 비슷했다. 미·중 갈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화웨이 관계자는 “우리 전시장을 봐라,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인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사장 등 MWC에 참가한 삼성 고위 관계자들도 중국 기업 전시관을 찾아가 제품을 살펴보거나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사업 총괄 노태문 사장은 “중국 업체 공세가 보통이 아니다”라는 기자들 질문에 “경쟁 업체에 대한 언급은 적절치 않다”며 대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