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인해 전 세계 벤처 시장 투자 열기가 한풀 꺾인 가운데서도 생성 AI에 대한 투자는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7일(현지시각) 생성 AI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2억5000만달러(3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세일즈포스는 이 펀드를 통해 구글이 앞서 투자한 생성 AI 스타트업 앤스로픽과 코히어, 유닷컴에 투자할 계획이다.

사용자의 질문에 AI(인공지능)가 답변을 하거나, 지시에 맞춰 새로운 글을 써주고 그림을 그려주는 생성 AI는 최근 미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운 분야다. 실리콘밸리 VC(벤처캐피털)들은 작년 한해 투자를 집중한 메타버스, 가상화폐, 웹3 분야를 넘어 생성 AI에 너도나도 투자하고 있다.

피치북에 따르면 작년 미국 VC들이 생성 AI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1년 전보다 27% 늘어난 14억달러(1조8400억원)다. 올해는 오픈AI의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으며 생성 AI 분야에 대한 관심이 더 늘어났고, VC들의 투자 규모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것이 그림 그려주는 생성 AI 스테이블 디퓨전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스태빌리티AI다. 작년 10월 기업가치 10억달러(1조3000억원)를 인정받으며 단숨에 유니콘이 된 스태빌리티AI는 이달 기업가치를 40억달러로 키워 새로운 투자 펀딩을 진행 중이다. 4달만에 몸값이 4배가 된 것이다.

실리콘밸리 유명 VC인 A16Z(앤드리슨 호로위츠)는 이달 생성 AI 스타트업 캐릭터ai의 2억달러 펀딩을 주도했고, 오픈AI 출신 엔지니어가 창업한 퍼플렉시티AI는 2000만달러~2500만달러 규모의 펀딩을 모집 중이다.

테크 업계 일각에선 AI 챗봇인 챗GPT가 세계적 화제를 모으며 생성 AI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현재의 투자 분위기는 과열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리콘밸리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돈 벌 기회를 잃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포모(FOMO)가 투자 과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한 베테랑 투자자의 말을 인용해, “현재 생성AI 기업들은 극도로 과대평가 돼 있고,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일찍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FOMO 때문에 투자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