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미국 시장에서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가 지난달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 ‘메타 베리파이드(Meta Verified)’ 서비스를 미국에서 본격 출시한다고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서비스는 기존에 정치인이나 언론인 등 유명인을 위해 발급했던 ‘블루 배지’를 일반인들에게도 확대하는 것이다. 이용자는 정부가 발핸한 신분증을 통해 블루 배지를 받을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본인을 사칭하는 가짜 계정으로부터 진짜 계정을 보호할 수 있다고 메타는 밝혔다. 이밖에 메타 베리파이드 서비스 이용자는 메일이나 챗봇이 아닌 실제 사람이 응대하는 고객지원 서비스에도 바로 접근할 수 있다. 웹 이용자의 경우 월 11.99달러(약 1만5600원),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모바일 앱을 통해 가입하는 경우 월 14.99달러(약1만9600원)이다.
경기 불황과 맞춤형 광고 규제 등으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글로벌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속속 유료서비스를 도입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메타의 작년 4분기 순이익은 46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광고 수익에 의존해왔던 소셜미디어 회사들이 기존 성장 공식이 한계에 부딪히자 기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유료 서비스를 내놓는 것인데 이용자 반응은 아직까진 신통치 않다.
◇트위터는 4000자 확대 기능, 스냅챗은 절친 설정
먼저 유료화에 나선건 트위터다. 트위터는 작년 말 유료 구독서비스인 ‘트위터 블루’를 내놨다. 한 달에 8달러(약 1만원)을 내면 계정에 ‘인증됐다’는 뜻의 파란색 체크 표시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 계정이 기업인 경우 ‘골드 체크’, 정부 기관이면 ‘그레이 체크’를 부여한다. 이밖에 30분 내에 내용을 최대 5회 수정할 수 있는 트윗 수정하기 기능과 280자가 아닌 최대 4000자까지 쓸 수 있는 ‘긴 트윗’ 기능까지 제공한다. 웹 사이트 기준 월 8달러(약 1만원), 앱 기준 월 11달러(1만4000원)다.
10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스냅챗도 지난해 절친 설정이나 프로필 배지 달기 기능을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 ‘스챗 플러스’를 도입했다. 월 구독료는 월 3.99달러(약 5200원)인데 스냅챗은 플러스 가입자가 250만이라고 밝혔다.
◇배경엔 광고 수익 악화?...이용자 반응은 글쎄
이들 소셜미디어 기업이 유료화 모델을 내놓는 건 광고 수익 악화가 배경이란 분석이 많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경우 총매출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광고 시장 자체가 작아진 데다가 최근 유럽 등에서 메타, 알파벳 등에 대한 광고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메타가 사용자 정보를 맞춤형 광고에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반독점법 위반 조사에도 착수했다.
그러나 유료 구독자가 얼마나 늘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WSJ에 따르면 1월 기준 전체 트위터 이용자 2억 3000만명 중 약 30만명만 트위터 블루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WSJ은 “소셜미디어 업체들은 유료 구독 서비스가 새로운 수입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도 “파워 유저들과 달리 대다수 일반 이용자들에게 넷플릭스 구독료보다 비싼 소셜미디어의 구독료가 그렇게 가치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