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간편 결제 사용성은 8년 가까이 시장을 다져온 삼성페이의 ‘판정승’이지만, 외국에선 어떨까. 해외에 여행이나 출장을 가서도 스마트폰을 갖다 대는 NFC(근거리 무선 통신) 방식으로 삼성페이, 애플페이 모두 쓸 수 있다. 다만 이를 지원하는 특정 신용카드를 등록해서 써야 한다.

삼성페이는 마스터카드 로고가 있는 삼성·우리·롯데·농협카드, 비자카드 로고가 있는 삼성카드 등 5종이 해외 결제 가능하다. 삼성페이를 해외에서 쓰려면 스마트폰에 국내 유심이 꽂혀 있는 상태에서, 지원 카드 5종 중 하나를 등록하고 삼성페이 앱에서 사전에 ‘해외 결제 등록’을 해야 한다. 애플페이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등록 가능한 ‘현대카드’를 통해서만 해외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이처럼 해외 사용에 제한이 있는 것은 한국과 해외의 결제 규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신용카드사 9곳이 연합해서 만든 KLSC라는 자체 규격을 사용한다. 마스터, 비자 등 글로벌 대형 카드사 주도의 규격을 쓸 경우 지불해야 하는 막대한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한 토종 독자 규격이다. 한국을 벗어나면 유로페이(E)·마스터카드(M)·비자(V)가 만든 EMV라는 글로벌 결제 규격을 쓴다.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모두 해외에선 EMV 규격을 지원하는 NFC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는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 삼성페이는 국내에선 ‘긁는 방식’의 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는 MST 방식, 애플페이와 동일한 NFC 방식을 모두 지원하지만 해외에선 NFC 방식 결제만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지원 카드의 종류만 다를 뿐 해외 사용성은 사실상 동일한 셈이다. 교통카드는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선 국내에서 등록한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하지만 중국, 일본, 홍콩 등에선 각국의 자체 교통카드를 따로 등록해서 써야 한다. 미국은 뉴욕이 기존 카드 결제가 가능하고,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워싱턴 D.C.는 별도 교통 카드를 등록해야 하는 등 주(州)마다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