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하반기까지는 중국 공장에 반도체 장비를 반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3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 최소 1년 더 중국 공장에 장비를 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작년 10월부터 자국의 기술과 부품을 사용한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對中)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당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1년 유예 조치를 받았는데 이 같은 조치가 1년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생산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약 40%를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에서 전체 D램 생산량의 약 48%를 만들고 있다. 여전히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반입이 불가하지만, 주요 제품인 범용 반도체 생산에 있어서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FT는 미국 정부의 이번 결정을 두고 “중국의 첨단 반도체 확보를 늦추면서 동맹국의 경제적인 이익을 해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법이 동맹인 한국에도 피해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윈윈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도체법으로 미국에서 상당한 경제 성장을 창출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최근 마이크론 규제 등을 통해 YMTC와 같은 중국 반도체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키우려 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FT는 “(미국 정부는) 한국 기업이 중국 경쟁사보다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