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7월 26일 새 폴더블폰을 서울에서 선보인다. 폴더블폰 공개 행사를 7월에 여는 것도, 국내에서 갖는 것도 모두 처음이다. ‘폴더블폰 대중화’에 본격 나선 삼성전자가 공개 시기와 장소 모두 큰 변화를 준 것이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이어 구글까지 경쟁에 참전한 상황에서 ‘세계 폴더블폰 1위’를 확고히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15일 테크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월 마지막 주 서울에서 갤럭시Z 폴드·플립5를 선보이는 언팩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삼성이 작년 8월 10일, 2021년 8월 11일에 각각 폴더블폰 공개 행사를 가졌던 것을 감안하면 일정을 2주 앞당긴 것이다. 새 폴더블폰은 7월 26일 공개 행사를 거쳐 8월 11일 공식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사정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회사 실적 부양을 위해서는 스마트폰 부문의 선전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며 “폴더블폰 공개와 출시를 2주 앞당기면 그만큼 3분기 실적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작(前作)들은 8월 말에 출시돼 3분기(7~9월) 실적에 한 달 정도 반영됐지만, 이번엔 출시 일정을 앞당겨 두 달 가까이 ‘폴더블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삼성은 상·하반기용 플래그십 모델을 매년 3월(갤럭시S)과 8월(폴더블폰)에 선보여 왔지만, 최근 이를 앞당기고 있다. 매년 9월 아이폰 신작을 선보이는 애플에 앞서 폴더블폰을 팔고, 아이폰 신작 효과가 떨어지는 이듬해에 갤럭시S 시리즈를 일찍 내놓는 전략이다. 삼성은 기존 1인치대(1.9인치)였던 Z플립의 외부 화면을 올해 3.4인치로 키우며 디자인과 사용성에 상당한 변화를 줄 전망이다.
폴더블폰 공개 행사를 서울에서 여는 것도 큰 변화다. 그간 삼성은 폴더블폰 공개 행사를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에서만 열어왔다. 이번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는 “갤럭시Z플립·폴드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제품인 만큼 글로벌 문화 도시에서 번갈아 열자는 논의가 있었다”며 “작년 뉴욕에 이어 올해는 서울에서 열고 향후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부산 엑스포 홍보 효과 등을 고려해 부산에서 열릴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글로벌 인지도와 행사 효과 등 현실적 이유로 서울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차기 폴더블폰 출시 시기와 행사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