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를 이끄는 글로벌 전장 부품 시장 리더가 되겠다.”
29일 LG전자의 ‘VS(자동차 부품) 사업부 출범 10주년’ 행사에서 은석현 V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사업본부가 지난해 흑자 전환을 달성하는 등 건실한 사업 구조를 갖추게 됐다”며 이 같은 목표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조주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직원 3000여 명이 참석했다.
글로벌 TV·가전 기업으로 유명한 LG전자가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 부품 사업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다. LG전자가 자동차 부품 사업에 뛰어든 것은 2001년이다. 완성차 업체에서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용 기기를 수주해 2003년 처음 공급했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2013년 VS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이후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했고, 사업본부 출범 9년 만인 지난해 긴 적자 터널을 지나 마침내 흑자(영업이익 1696억원)로 돌아섰다. 전사 매출에서 전장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10%를 넘었고, 누적 수주 잔고도 작년 말 기준 80조원을 돌파했다.
LG전자의 자동차 부품 사업은 실내의 핵심인 ‘인포테인먼트(주행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차량 전면부를 책임지는 ‘센서·조명 시스템’, 전기차의 심장부 역할로 동력을 담당하는 ‘파워트레인’ 등 세 축으로 이뤄져 있다.
LG는 TV·가전에선 잔뼈가 굵었지만, 자동차 부품 산업의 진입 장벽은 높았다. 부품의 작은 오류에도 치명적인 사고가 날 수 있어 품질·안전에 요구되는 신뢰도가 매우 높고, 완성차 업체들도 협력사를 잘 바꾸지 않는다. 경쟁 부품사 대부분이 50년 이상의 업력을 가진 상황에서, LG는 IT 기업 특유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년여 만에 글로벌 부품업계의 ‘티어1(Tier 1·1차 공급업체)’ 자리를 꿰찼다.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자동차, GM, 르노 등이 모두 LG전자의 고객이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올해 LG전자 전장 사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3122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