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을 파는 회사를 넘어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살림살이에 대한 서비스까지 제공해 고객을 가사 노동에서 해방시키는 회사로 거듭나겠습니다.”

LG전자 생활 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류재철 H&A사업본부장(사장)이 25일 오전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생활 가전 사업 영역을 제품 중심에서 서비스, 구독으로 확장한 ‘업(UP) 가전 2.0′을 발표했다. 지난해 1월 구매한 제품을 계속 업그레이드시키는 방식인 ‘업가전’을 공개한 데 이어 1년 6개월 만에 2.0시대를 선언한 것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이 25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업(UP) 가전 2.0’을 소개하고 있다. 류 사장은 “생활 가전 사업 영역을 제품 중심에서 서비스와 구독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업가전 2.0의 핵심은 구독 서비스의 본격 도입과 더불어 가전 제품과 서비스를 함께 판매하는 전략이다. 이날 LG전자는 구독 서비스 계획을 공개했다. 예컨대 기존에 194만3000원(24kg 기준)에 판매됐던 트롬 오브제컬렉션 세탁기의 경우 3년부터 6년까지 구독하는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다. 월 구독료는 3만6900원(6년)부터 5만6900원(3년)까지 다양하고, 4년 이상 구독하면 소유권도 갖는다. 일시불 구입보다 다소 비싸지만 LG전자는 “구독 기간 동안 무료로 AS 서비스가 가능하고 주기별로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그래픽=이철원

류 사장은 “한 번 제품을 팔고 고객과의 관계가 끝나는 것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적어도 고객의 절반 이상을 구독 고객으로 바꾸는 것이 LG전자의 목표”라고 말했다. 일단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냉장고에서 시작해 전 가전으로 구독 서비스를 확대해나간다.

LG가전 구독 서비스는 제품 관련한 생활 서비스가 결합된 형태이다. 류 사장은 “가전 제품이 해결하지 못하는 가사(家事) 서비스의 경우 외부 서비스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관련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비대면 세탁서비스 ‘런드리고’, 집 청소 서비스 ‘대리주부’, 신선 식품 배송 서비스 ‘더반찬&’, 세탁 세제 정기 배송 서비스를 하는 ‘LG생활건강’ 등 6개 회사와 제휴했다. 세탁기 구독을 선택하는 경우 매달 세제와 베이킹소다를 정기 배송 받는 LG생활건강 서비스(1만5000원)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집안 청소를 해주는 ‘대리주부’(5900원) 서비스도 가능하다. LG 가전 구독자에게는 제휴 서비스에 쓸 수 있는 쿠폰도 준다. 임정수 LG전자 상무는 “조만간 세탁기에서 직접 세제 정기 배송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냉장고에서 직접 밀키트를 주문하는 식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하나로 연동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초개인화 가전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고객이 각자 원하는 기능 위주로 가전을 구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류 사장은 “동일한 스마트폰을 사더라도 이용자들은 각기 다른 앱을 다운받아 나만의 스마트폰으로 만들어 사용한다”며 “가전을 이용하는 고객들도 필요한 기능만 담아 나만의 가전을 만드는 혁신적인 경험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LG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씽큐앱’을 통해 개인화 기능 설정이 가능하다. 예컨대 1인 가구에, 반려 동물을 키우고 있고, 요가를 즐긴다는 정보를 입력하면 인공지능(AI)이 ‘펫케어’ ‘요가/피트니스복 세탁’ 등을 추천해주고 고객은 이를 세탁기 메뉴에 등록할 수 있다. 올해 프리미엄 제품부터 시작해 내년 보급형 제품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