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추락하던 메모리 반도체의 현물 가격(시장 거래가)이 하락세를 멈추고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 길었던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끝나고 4분기 본격적인 가격 상승세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 제품 ‘DDR 8Gb 2666′ 현물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1.51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4일 연중 최저가 1.448달러를 찍은 뒤 한 달 사이 4.83% 올랐다. 용량이 더 큰 16Gb 가격 역시 2.80달러로 연중 최저가(2.715달러) 대비 3.13% 올랐다. D램 현물 가격은 대리점을 통해 일시적으로 이뤄지는 거래가로 기업 간 거래 가격(고정 거래가)에 앞서 움직이는 선행 지표이다.
D램 가격 반등은 올 초부터 이어진 주요 메모리 기업들의 감산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공급 업체들의 대규모 감산 이후 최근 고객들의 구매 태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현물 가격 상승에 이어 4분기에는 고정 거래가도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 DDR4가 이전 분기 대비 최대 5%, DDR5는 최대 8%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업체들도 경기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는 지난달 27일 실적 발표에서 “이제 (메모리)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생각한다”며 “지속적인 수요 증가, 고객 재고 정상화, 업계 전반의 공급 감산으로 인해 가격 및 수익성 개선과 함께 매출 증대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1일 3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 1~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각 4조원대의 적자를 낸 삼성전자는 3분기도 4조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가 4분기 D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 반등이 예상된다”며 “D램의 경우 올해 4분기, 낸드는 내년 2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