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출시한 맞춤형 보험 분석 서비스는 건강검진 내역 및 연령, 성별, 가족력, 출처 등을 입력하면, 인공지능(AI)이 사용자가 가장 주의해야 할 질병을 안내하고 내 보험을 분석해 줍니다. 실제 아팠을 때 어디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지 알려주는 거죠.”
최근 서울 마포구에서 만난 김태훈<사진> 뱅크샐러드 대표는 “앞으로 금융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과 금융을 결합한 차별화된 핀테크(금융기술)를 선보일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창업 11년 차, 국내 1세대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뱅크샐러드는 2014년 사용자의 주요 은행 계좌 잔고와 지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오픈뱅킹(2019년)과 금융 마이데이터 본격 도입(2022년)으로 여러 은행과 금융기관의 정보를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뱅크샐러드만의 독보적인 강점이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왔다.
뱅크샐러드는 카드 추천, 대출 상품 중개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하며 주변의 우려를 씻어냈다. 김 대표는 “올해 대출 중개 금액은 작년 대비 10배, 카드 추천 실적은 3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라며 “지난 10년간 고객들이 뱅크샐러드에 꼼꼼히 자신의 가계부와 지출 흐름을 기록한 빅데이터가 재산”이라고 했다. 뱅크샐러드는 이런 소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1원 단위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4300여 개 카드를 추천할 수 있다.
뱅크샐러드는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건강과 금융을 결합한 분야에 집중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유전자 검사다. 김 대표는 “유전자 검사 전문 업체와 제휴를 통해 유료·무료로 제공하는 유전자 검사 이용 고객이 월 2만명”이라며 “올해까지 누적 약 30만명의 고객이 유전자 검사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뱅크샐러드는 맞춤 운동이나 영양제를 판매하는 다른 기업에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매출도 확대하고 있다. 그는 “금융 정보가 국가 주도로 투명하게 공개됐다면, 다음은 건강 데이터가 여러 안전장치를 갖추고 개방될 것”이라며 “건강과 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고객의 미래 설계를 돕는 데이터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