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회복세를 보이며 훈풍이 부는 듯했던 국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지원 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최근 집계한 지난달 국내 스타트업 유치 투자 총액은 2949억원으로 전달(7178억원) 대비 59% 감소했다. 지난해 동기(4641억원)와 비교해도 36% 줄어들었다. 벤처캐피털 업계에선 “올해 4분기가 전환점이 될 거란 기대에 힘이 빠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달 전만 해도 스타트업 투자액은 작년 동기 대비 86% 늘어나는 등 회복 조짐을 보였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벤처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벤처캐피털(VC)들이 연이어 수천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를 조성하면서 회복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최근 발표한 3분기 국내 벤처 투자액이 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나자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그런데 10월 실적이 지난달 반등을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급락하며 찬물을 뿌린 것이다.
VC업계에선 결국에는 꺾이지 않는 고(高)금리 기조가 투자 심리를 옥죄고 있다고 본다. 한 VC 업체 관계자는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금리”라며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낮추는 뚜렷한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두가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7월 말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5%의 기준금리를 결정한 뒤 두 차례 연속 동결을 하며 고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두 번째 동결 결정 때도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인 2%를 여전히 크게 웃돌고 있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