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을 방문한 일론 머스크(왼쪽)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중간)과 함께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마을을 둘러보고 있다./UPI 연합뉴스

소셜미디어 X(엑스)에서의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일론 머스크 X 소유주가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하마스는 제거되어야 한다”는 총리의 말에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나도 돕고 싶다”고 맞장구를 쳤다.

27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네타냐후 총리와의 면담에서 “살인자는 무력화되어야 하고, 살인자가 되도록 훈련시키는 선전전도 중단되어야 한다”며 “가자지구를 번영시킬 수 있으면 더 좋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당신이 직접 개입하길 바란다”며 “이 곳에 왔다는 사실 자체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당신의 약속에 무게를 실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이날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공격을 받고 초토화된 크파르 이자 키부츠(집단 농장)를 함께 둘러봤다. 그러면서 하마스의 인질로 잡혀 있다가 전날 풀려난 소녀 애비게일 이단(4)과 일부 희생자의 집도 찾았다. 일론 레비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총리가 머스크에게 하마스의 만행의 증거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실이 공개한 영상에는 방탄조끼를 입은 머스크가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스마트폰으로 키부츠의 영상과 사진을 찍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이스라엘 통신부는 머스크가 이스라엘에서 위성 인터넷인 스타링크의 사용 조건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정치 전문매체 더 힐은 “이스라엘과 스페이스X 간의 계약은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의 승인을 받은 가자지구 일부 지역에서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머스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통신망을 끊어 민간인이 어려움을 겪자 현지 구호 단체등에 스타링크를 제공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스타링크가 하마스의 공격에 사용될 수 있다며 강경한 비판을 했었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가 반유대주의 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신문 하레츠의 미국 특파원 벤 사무엘스는 “(이스라엘에서의 사태를) 멸시하고 비하한 독(toxic)과 같은 거물을 양팔 벌려 환영하는 것은 네타냐후의 유산에 오점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